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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강창형] 남성을 지배하는 여성의 시대 도래

- 뮤지컬 <싱글 파티>(Single Party)를 보고
이상창 기자 / 입력 : 2012년 06월 08일
↑↑ 강창형 대진대학교 대학원 영문학 박사 과정
ⓒ (주)포천신문사
온 산천이 초록의 향연으로 펼쳐지는 계절의 여왕인 지난 오월 대학로에 있는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서 얼마 전 모 방송사의 드라마에서 알츠하이머에 걸린 주부 역으로 명연기를 펼쳐 시청자들을 울렸던 연극심리학 박사이며 동덕여대 교수인 홍유진 연출의 뮤지컬 <싱글 파티>(Single Party)를 관람했다.

정말 오래간 만의 밤 시간에 대학로를 걸으며 옅은 황색의 가로등과 나란히 서 있는 거목 마로니에 나무 밑에 앉아 있는 푸른 청춘들을 보니 다이내믹한 청춘의 냄새가 코를 향긋하게 자극하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어 약간 흥분되기도 했다.

<싱글 파티>는 2003년에 제작되어 상연되었던 영화 <싱글즈>(Singles)를 뮤지컬로 리메이크 한 것인데 스물아홉 살의 생일을 맞는 노처녀 동갑내기를 등장시켜 그들의 우정과 애정, 연애와 결혼, 그리고 사회관과 인생관을 그들만의 독특한 캐릭터에 맞춰 묘사한 뮤지컬이다. 뮤지컬 배우 한보람이 여주인공으로, 전민규가 능력 있고 핸섬한 로망(Roman)남으로, 그리고 오민경과 김인기가 친구이며 동거녀와 동거남으로 출연해 열창과 열연을 선보이고 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저마다의 개성적인 캐릭터 창출과 뛰어난 연기 잔치를 벌이며 관객으로부터 뜨거운 박수 세례를 받았다.

이 뮤지컬은 스폿 라이트(Spot Light)가 켜지며 객석이 코앞인 무대 오른쪽 푹신한 핑크 색 소파에 누워 잠이든 여주인공에게 아침 일찍 핸드폰 벨소리가 울린다. 그 전화벨은 생일축하 전화이긴 했는데 스물아홉 살에 결혼을 못하고 지나가 버리면 서른 살의 삼십대라는 노처녀로 낙인찍히는 시대의 서곡이 시작된다는 애교 섞인 비아냥의 전화다. 생일날 여주인공은 동료직원들로부터 축하인사와 함께 많은 선물을 받는다. 여주인공은 이리저리 다시 보아도 걸출하고 어여쁜 미모의 섹시녀이다.

그런데 바로 그날 그녀는 회사 승진대상에서 누락됨은 물론 일하고 있던 디자인부서에서 전혀 관련 없는 계열사 레스토랑 매니저로 좌천된다. 그 이유가 상사의 성 접촉 제의를 거절했기 때문이었으니 그녀는 울분을 토하지 않을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그녀는 사귀던 남친으로부터 결별의 통보를 받는다. 그녀의 친구들 중에는 회사를 때려 치라는 사람도 있고, 그래도 밥줄이니 아니꼽고 치사해도 붙어 있으라고 권하는 친구도 있었는데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어디 쉽겠는가? 그리하여 결국 그녀는 새임지로 가서 열심히 당당하게 일한다.

그러나 행운의 신은 그녀를 버려두지 않는다. 뮤지컬은 능력이 있을 뿐 아니라 핸섬하고 연봉이 억대인 금융맨을 그녀 앞에 등장시킨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첫눈에 파워풀한 스파크가 튀며 두 눈에 콩깍지가 씌어 진다. 그러나 여주인공치고 한 번 튕겨 보지 않는 여자가 없듯이, 그녀 역시 로망남에 대하여 무관심한 척 하는 모습을 보여 그 남자를 애타게 한다.

원룸에 사는 또 다른 남녀의 장면이 소개되고, 조금은 순진한 남성은 여주인공과 동갑내기로 체격만 컸을 뿐 생각은 소년티를 못 벗어 여고생과 연애를 하고, 그의 동거녀는 얹혀사는 주제도 모른 채 그 보다도 알코홀릭(Alcoholic)을 집안으로 끌어들이며 자유분방하게 연애를 한다. 그러나 그 두 남녀의 속마음은 서로를 절실히 원하는 사이다. 장면이 바뀌면 지점을 방문한 여주인공의 상사가 그녀를 강제 성추행하려 들자, 그녀의 저항이 시작되고, 그 때 마침 로망남이 나타나 한방에 그 파렴치한을 케이오시키니, 그녀와 로망남은 폭행죄로 경찰서로 끌려가 둘 다 유치장에서 밤을 새는 신세가 되는데 그 곳에서 그녀는 그이에게 자기의 마음을 보여준다.

동거남과 동거녀는 서로의 마음을 몰라주는 야속한 마음에 상처를 달래고자 원룸에서 함께 폭음(暴飮)을 한 뒤 제 정신이 아닌 채 잠자리를 같이 한다. 그리고 여주인공도 로망남과 진전이 빨라져 섹스를 즐기는 단계까지 발전한다. 그리하여 로망남은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그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 주며 청혼을 하게 되고 결혼 후 미국으로 갈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요즘 신세대 젊은이들의 섹스는 결혼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 동거남은 여고생의 울부짖는 구애를 뿌리치지 못하고 그녀를 따라가게 되고, 동거녀는 몸속에서 자라나는 동거남의 아이를 임신한 채 그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하여 싱글맘(Single mom)으로 살아갈 결심을 한다.

여주인공은 레스토랑 매니저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점장으로 승진발령이 나니, 코앞에 닥친 로망남과의 결혼에 대하여 심하게 갈등한다. 결국 그녀는 결혼을 포기하고 자기의 일을 선택하여 매니저로서의 직분을 다하여 사회적으로 성공하겠다는 선언을 한다. 하지만 로망남은 기다리겠다며 약속 없는 후일을 기대하며 그녀의 곁을 떠나버린다. 대단원의 막에서 뮤지컬의 도입에서와 같이 소파에 누워있는 여주인공에게 서른 번째 생일축하 핸드폰 전화가 걸려오고 바야흐로 그녀의 삼십대 노처녀로서의 새로운 각오와 함께 자신만만한 커리어우먼(Carrier Woman)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 것에서 마무리를 하게 된다.

이 뮤지컬은 대표적인 페미니즘(Feminism-여성억압의 원인과 상태를 기술하고 여성해방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운동 또는 그 이론)극이라 할 수 있다. 지금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는 남녀평등 시대를 지나 여성이 남성을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여주인공은 대기업 디자인부서에서 전혀 관련 없는 자회사 레스토랑 매니저로 좌천되어도 전혀 기죽지 않고 결코 좌절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로 힘차게 자기의 능력을 발휘한다. 심지어 성추행하려는 상사에게 그녀는 뾰족 구두로 그 남자의 가운데 거시기(?)를 힘차게 걷어차며 여성의 자존심을 일으켜 세운다. 같은 남성으로서도 속이 시원한 장면이었다.

그녀는 억대의 멋진 금융회사 연인과의 결혼과 동시에 미국으로 건너가 디자인 공부를 계속하여 꿈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좋은 기회를 과감히 걷어 차 버린다. 그리고 레스토랑 점장으로서의 자기의 일을 당당하게 하여 골드 미스(Gold Miss)로서의 당당한 커리어 우먼으로 남성들의 가부장제 사회 속으로 뛰어들어 미래의 여성 전성시대를 창조하고자 한다. 또한 얼마 전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뭇사람들의 손가락질 질타의 대상이었던 동거녀가 싱글맘으로 살려고 하는 의지는 세상이 엄청나게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제 남성시대로부터 여성시대로의 전환의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은 현실로 되어 가고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도 그러한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보면 대입 및 각종 임용 시험 등에서 여성이 수석을 차지하는 일은 놀랄 일도 아니고, 얼마 전부터 사법고시에서 여성 합격자가 남성의 수를 추월했으며, 2012년 사법연수생들 중 판검사로 임용된 여성이 처음으로 남성을 넘어섰다. 또한 우리가 사는 지구촌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독일, 브라질,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 등 많은 나라에서 국가 원수 자리를 여성이 꿰차고 능력을 한껏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요즘 우리나라의 가정에서는 남자들이 집안에서 앞치마를 두르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이제 한 물 가버려 색깔까지 바래버린 가부장제 권위의식 속에서 아직도 헤매고 있는 남성들은 잘못하여 한 번이라도 삐끗 정신 줄을 놓쳐 버린다면 끝없는 낭떠러지로 추락해 버릴 것이다. 점점 쪼그라드는 남성의 초라해 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서럽다!

강창형 / 대진대학교 대학원 영문학 박사 과정
이상창 기자 / 입력 : 2012년 06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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