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오늘은 날씨가 한여름 같이 덥네요. 어머님 계신 곳 날씨는 어떠세요? 아직 조석으로 쌀쌀하니깐 감기 조심하시고, 추우시면 목도리라도 하세요!
어머님이 하늘 가신지도 벌써 두 달이 넘었네요. 아직도 어머님이 하늘나라에 가셨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네요. 가끔 어머님이 하늘가신 것을 잊고 어머님 계셨던 포천 집에 전화를 걸려던 일도 있었답니다. “성권이니?” “애들은 공부 잘하니?” “밥은 먹었니?” “내 걱정은 말고 너나 잘 살아라.” “내 소원은 네가 잘사는 것 보고 죽는 것이다”라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50세에 홀로 되시어 어린 육남매를 키우시고, 기쁨보다는 늘 걱정과 한숨으로 사신 어머님!
이제 어머님을 이승에서 뵐 수 없고, 고아가 되었다는 마음에 한동안 많이 슬펐답니다. 아프지도 안은데 기운이 없고 무력감에 멍한 상태가 되더군요. 그러나, 이런 막내아들의 모습을 어머님이 원하시지 않으실 것이기에, 얼마 전부터 일상으로 돌아와 열심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어머님! 생전에 , 저랑 옛날 얘기 하시던 일 기억나세요? 어릴 적, 여느 집 잔칫날이면 울타리 너머로 부르시어 잡채 등을 몰래 주시고, 농사 일 하기 싫어서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다가 어머님께 혼났던 일. 또 초등학교 소풍 시, 씨름대회에서 7명을 이겼을 때 주변 친구 어머님께 “쟤가 내 아들이라우!” 하시며 자랑하셨던 일…기억나세요?
어머님! 전 어머님이 밥을 안 드셔도, 배가 안고프신 줄 알았습니다. 뜨거운 여름날, 쭈그려 앉으셔서 배추밭을 일구실 때 땀이 뚝뚝 떨어져도 안 더우신 줄 알았습니다. 발바닥이 갈라져 피가 나도, 안 아프신 줄 알았습니다. 좋은 옷은 싫어하시고 , 생선은 머리 부분만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외식 한번 사드리려 할 때, “난 생각 없고 고추장에 밥 말아 먹는 게 제일 맛있단다”라고 말씀하신 것이 진짜인줄 알았습니다. 어머님의 모습이 외소하고 초라해서 학교 오시는 것을 말릴 때, “그래. 알았다”라고 말씀하신 것이 진짜 오시기 싫어하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투정을 부려도 씩 웃고 넘기시는 모습에, 어머님은 아무 감정도 없으신 분 인줄 알았습니다.
어머님! 어머님을 떠나 보내드리고 난 뒤에야, 막내아들이 철이 듭니다. 어머님도 한 인간으로써, 한 여자로써 사랑받고 싶고 맛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생전에 “살만큼 살았으니 어서 죽어야지” 말씀하시던 것이 마지막까지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시려는 희생이란 걸 깨닫습니다.
어머님! 늦게나마, 어머님의 사랑을 깨달은 막내를 용서해 주세요. 비록 말로써 어머님께 전해 드리지 못하지만, 편지로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맺습니다. “어머님! 그간 육남매 키우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그리고 이렇게 잘 키워 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머님의 평소 말씀대로 육남매 우애하게 지내고 건강히 잘 살께요. 이젠 걱정 근심 다 내려놓으시고 아프지 않는 곳에서 편히 쉬세요. 어머님은 저에게 “ 인내와 용서, 그리고 헌신과 열정”을 심어 주셨어요. 어머님이 가르쳐 주신 교훈을 바탕으로 이 세상 살아가는데, 꼭 인정받는 사람 필요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어머님! 다시한번 낳아주시고 길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어머님의 아들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