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시대가 변하고 또 변해도 인구의 증가와 비례하여 항상 일정한 농도의 법죄발생율을 유지한다고 한다(E.Ferri의 범죄포화의 법칙).
그렇다면 범죄율 제로(zero)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꿈은 한 낱 이상에 불과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범죄가 인간의 자유의사에 따라 완전히 근절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숙명적인 병리적 현상으로 받아 들여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보다 더 현실적일 수 있다.
범죄행위는 가해자에 의해 비롯되지만 반드시 상대방인 피해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형사법체계는 국가권력에 비추어 약자의 위치에 있는 가해자인 피의자·피고인의 인권 내지 방어권 보장에만 중점을 두어온 것이 사실이다. 반면에 범죄피해자는 형사절차의 중심적 존재라기 보다는 주변적 존재에 불과할 뿐이었다.
범죄 피해자는 범죄사실에 관하여 수사기관에 고소· 고발하거나 참고인으로서 진술하며 나아가 공판단계에서도 증인으로서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한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신고인· 증인으로서 범죄피해자는 수사 또는 공판과정에서 사생활의 비밀이 노출되고 각종 정신적· 심리적 불안감과 더불어 경제적 손실을 입게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범죄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신고 또는 진술이나 법정에서의 진술을 기피하게 되고 일단 신고 또는 증언을 한 이후에도 가해자 측으로부터의 보복의 두려움에 고통을 겪게 마련이다.
이러한 범죄 피해자의 제2차적 피해발생의 방지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다면 누가 국가형사절차 진행에 협력하므로써 불이익을 받으려 하겠는가. 그리고 형사사법의 정의실현 또한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최근 많은 국가에서는 범죄피해자에 대한 보호방안으로서 피해자에 대한 물적 구조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즉, 범죄피해자에 대한 동정심의 발로가 피해자 보상의 실제적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국가의 물적 구조제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피해자 형사절차 곳곳에 산재한다는 점이다. 특히 범죄수사 진행과정에서 경찰 또는 검찰의 권위적이거나 불친절한 태도, 피해자에 대한 수사관의 불신적 태도 등 피해자에게 새로운 상처를 입힐 요인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며, 공개 법정에서도 피해자의 인격을 손상시킬 수 있는 증언 등이 피해자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피해의 유형들이다. 이러한 형상을 피해자의 인권보장을 위한 제도 확립이 없는 한 물적 피해보상만으로는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실직적인 범죄피해자의 권리보호를 위해서는 기존 형사사법에 대한 법제도가 정비됨으로써 본질적으로 피해자의 절차 소외적 제도가 개선되고, 참여 또한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범죄피해자의 권리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제시해 본다. 먼저 범죄피해자의 고소기간에 대하여 현행법상 일률적으로 정한 것을 범죄의 특성을 고려하여 규정해야 하고,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피해자의 재정신청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자의 신변보호를 위하여 피의자와의 대면차단을 통해 보복범죄에 대한 심적 불안감을 해소해 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피해자가 증인의로서 증언할 때에는 반드시 공개주의를 고수할 것이 아니라 증인의 인격권 보호를 위해 제한할 피해성이 있고, 증인신문절차에서는 증인의 인격과 사생활 보호를 위한 입법적 고려가 요구되며, 증인신문시 증인의 효율적인 절차 참여와 심적안정감을 위하여 변호인 및 보좌인의 동석을 인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하겠다. 아울러 법죄 피해자에게 공판진행절차에 대한 정보제공을 통해서 기존의 폐쇠성을 탈피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형사사법에 대한 신뢰 또한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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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4년 1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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