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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학진의 묵상=3] 음식을 먹는 세가지 방법


정학진 기자 / wonchun7@chol.com입력 : 2012년 05월 30일
↑↑ 정학진 일동감리교회 목사. 시인
ⓒ (주)포천신문사
음식을 먹는 방법에는 대략 세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생식(生食)입니다. 산채로 날것을 그냥 먹는 것입니다. 아프리카나 태평양 연안의 원주민들은 아직도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선을 잡아 날것으로 먹는 회도 여기에 속합니다. 야채를 먹는 방법은 대부분 이 방법을 씁니다. 싱싱한 날것은 건강을 줍니다. 어쩌면 이 방법은 인류가 불을 발견하기 전부터 사용한 것으로 최고 오래된 것입니다.

그다음은 화식(火食)입니다. 불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직접 불에 구워 먹는 직화구이도 있고, 삶아 먹거나 튀겨먹거나 쪄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쨌든 불을 사용합니다. 지금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불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듯 음식에도 불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끝으로 효식(酵食)입니다. 썩혀서 먹는 방법입니다. 음식이 썩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발효되는 음식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음식은 부패됩니다. 야채나 음료수, 반찬, 심지어 밥도 부패됩니다. 그러나 김치는 부패가 아닌 발효되는 음식입니다. 날 것을 김장으로 담가 놓으면 적당한 시간에 익습니다. 이 익는다는 말은 결국 발효된다는 말씀입니다. 젓갈이 대표적인 발효식입니다. 생선이나 해물을 소금과 양념을 해서 일정 기간 절여놓으면 젓갈이 됩니다. 한국의 음식은 많은 부분이 여기 속합니다. 간장도, 된장도, 식혜도, 청국장도 발효됩니다. 심지어 막걸리도 발효됩니다. 그래서 이것을 발효식(醱酵食)이라 합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부패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부분 그렇습니다. 추해지고 냄새납니다. 늙는다는 말은 그리 아름다운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눈을 돌리는 것입니다. 젊어지려 하고, 아름다워지려고 돈과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원천적으로 이 방법은 불가능합니다. 절망만 더욱 키울 뿐입니다. 왜냐면 하나님이 만드신 인체시계는 거꾸로 도는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갈 수록 발효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원숙해지고, 본받을 게 많은 사람입니다. 고목처럼 자기를 텅 비워가며 내려놓는 연습, 비워가는 연습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분들 곁에 서면 향내가 납니다. 이런 삶이 되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과일은 늙었다고 말하지 않고 익는다고 말합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오히려 아름답게 익어갑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는 참으로 아름다운 향기가 나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익어간 사람들입니다. 세월의 흐름이, 인생의 여정이 깊이 패인 주름에 묻어나는 사람들입니다.

칼 클리의 말이 떠오릅니다.
“늙지 말고 익어가라.”
오직 한 번의 생(一生), 익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정학진 / 일동감리교회 목사. 시인
정학진 기자 / wonchun7@chol.com입력 : 2012년 0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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