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생황에서 연상(聯想)이나 상상(想像)이란 말을 흔히 듣는다. ‘그 일이 연상된다’거나 ‘상상력이 풍부하다’거나 ‘더 이상 상상하지 말라’고 하는 말을 자주 듣는다. 연상이나 상상이란 말은 비슷하나 다른 말이다. 연상이란 어떤 사물을 보거나 듣거나 생각하거나 할 때 그와 관련 있는 다른 사물을 머리에 떠올리는 것이다. 영어로는 써재스트(suggest)나 리마인드(remind)나 어쏘씨에이션(association) 같은 말을 많이 쓴다. 그 무엇이 나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머리에 떠오르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연상이라 하는 것이다.
상상은 이미지(image)이다. 그림이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이다. 그래서 픽쳐 온 유어 해드(picture on your head)라 하는 것이다. 상상이란 이처럼 새로운 심상(心象)이나 생각을 만들어내거나, 보고 들은 것에 새로운 의미(意味)를 부여하거나, 존재하지 않은 것을 새로이 만들어내어 진실(眞實)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현재의 지각(知覺)에 없는 사물이나 현상을 과거의 경험(經驗)이나 관념(觀念)에 근거하여 재생시키거나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들 그런 사람을 가리켜 상상력(想像力)이 좋다. 이미지네이션(imagination)이 좋다고 말하는 것이다.
연상은 무언가 실체(實體)가 있는데서 출발하는 것이다. 어떤 일에 부닥쳐서 시작되는 것이다. 실체가 없고 부닥치는 일이 없으면 연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처럼 원인제공(原因提供)이 없으면 일어나지 않는다. 일차적으로 보거나 듣거나 생각하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일들이 머리 속에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이다. 리레이트(relate)되는 것이다. 관련된 일들이 차례로 떠오르는 것이다. ‘데모하면 학생이[Demonstration suggests students], 그 사람을 보면 나의 죽은 형이[He reminds me of my dead brother], 아인슈타인 하면 상대성 원리가[We associate the name of Einstein with the theory of relativity] 하는 식으로 관련된 일들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상상은 일차적인 원인제공이 없어도 떠오르는 것이다. 실체가 없는데서 떠오르는 것이다. 아니 떠올리는 것이다. 연상이 떠오르는 것이라면 상상은 떠올리는 것이다. '떠오르는 것'과 '떠올리는 것'은 다른 것이다. 떠오르는 것은 대상(對象)이 있는 것이다. 벤치마킹(bench marking)할 대상이 있는 것이다. 떠올리는 것은 대상이 없는 것이다. 벤치마킹할 대상이 없는 것이다. 떠오르는 것과 떠올리는 것은 그만큼 다른 것이다. 그만큼 차이가 나는 것이다. 벤치마킹할 대상이 없는 그 지점에서 무언가 떠올려야 한다.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상상력을 말하는 것이고 창의력(創意力)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무한경쟁(無限競爭)시대에 살고 있다. 무한경쟁시대란 빗장을 열어놓고 경쟁하는 시대를 말하는 것이다. 빗장을 걸어놓고 우리끼리만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란 말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 개발도상국(開發途上國) 시절엔 앞서 가는 나라를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 앞서가는 사람들을 모방(模倣)하기만 하면 됐다. 지금은 아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야 하고 기준(基準)을 만들어야 하고 룰(rule)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됐다고 방심(放心)할 때가 아니다. 삐끗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 세계 제일을 자랑하던 노키아를 보라. 세계 제일을 자랑하던 토요타를 보라. 어찌 되었는가? 우리라고 다르지 않다. 방심하고 자만(自慢)하면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 연상에서 상상으로 도약(跳躍)해야 한다. 쏨씽뉴(something new)한 생각을 하고 쏨씽뉴한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응용(應用)만 할 것이 아니라 창신(創新)해야 한다. 법고창신(法古創新)해야 한다. 상상력을 발휘해 기초과학을 튼튼히 하고 제조업을 굳건히 지켜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