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은 생활에 찌든 현대인들의 마음을 위로하거나 휴식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향유해야할 분야이다. 그래서 작은 예산으로 만들어지는 공연이나 예술작품 또는 행사를 준비할 때도 철저한 기획과 연출과 출연자의 선택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하고, 수없이 반복 연습하여도 간혹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미흡한 곳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런데 지난 2009년부터 소흘읍 고모리에 있는 저수지와 인접한 고개 주변에 국·도비와 시비 100억이라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여 소도읍 가꾸기 사업으로 ‘고모리 카페언덕 테마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하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사전에 주민들에게 자세한 계획의 설명이나 의견을 듣는 절차가 미흡하여, 공사비 26억을 투입하여 추진하고 있는 음악분수대 공사가 절반정도 진행하다가 중단하여 그 부력체의 철골잔해가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지나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상식적으로 어떤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할 때는 사전에 주민들의 의견은 어떤가를 먼저 확인하고, 일머리를 추진함에 있어 무엇을 먼저해야할 것인가를 계획 단계부터 철저하게 점검하고 꼼꼼한 준비와 확인을 거친 후 공정한 입찰을 거쳐서 일을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주 기본적이고 당연한 것이다.
일예로 단돈 1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작은 사업을 진행할 때도 사업계획과 진행을 확인하고 결산을 보고하는데, 정작 수십억의 예산이 투입되는 시설물 공사를 한창 진행하다가 뒤늦게 주민의 반대로 공사를 중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공사 중단은 그동안 얼마나 기본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사업이 추진되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고모리 저수지 분수대시공과 관련하여 공개된 포천시의회 회의록에 의하면, 지난 2010년 12월 17일 정례회 본회의 시정 질의에서 포천시의회 모의원은 음악분수대 사업은 추진과정에서 주민설명회 등 여론 수렴 과정이 부족했다고 지적했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음악분수대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는 내용의 질의를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포천시의 답변은 대다수의 고모리 주민들은 음악분수의 설치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하였고, 2010년 12월 27일 고모저수지 현장사무실에서 고모리 지역주민과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한 ‘소흘 소도읍 육성사업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시는 음악분수대 사업은 타 시군과 차별화된 육성전략으로 소흘읍의 발전을 시킬 수 있는 테마시설이며, 외부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며 2011년도 국비 지원이 줄어들어 완공은 당초 2011년에서 2012년으로 1년 늦춰질 것이라고 보고하면서 고성이 오가는 주민들의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려고 했다.
이때 지역 미술단체를 대표하는 고모리 주민은 “음악분수대가 들어오면 고모리가 시끄러운 유원지가 되어 떠난다는 사람들도 있다. 주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26억의 막대한 예산을 들이면서까지 음악분수에 치중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반대에도 공사를 계속 강행하던 포천시는 분수대 운영시스템은 아직 진행하지 않아 공사를 쉬었다가 재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국비지원이 부족한데다 산책로를 우선적으로 완공시켜달라는 주민 의견을 반영하여, 부득이하게 음악분수대 공사를 뒤로 미루게 되었다며 공사를 1년간 잠정 중단한다는 발표를 하여, 예정된 기간이 지난 지금까지 공사가 정지된 상태다.
이는 절차와 여론수렴이 미흡하였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에 대해 처음부터 문제가 많은 사업이라며 공사 중단이 장기간 방치하면 차후결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었고, 고모리의 정체성과 동떨어진 예산낭비사업이니 영구 중단해야 한다는 말이 오가기도 했다.
한편 고모리 직동리 지역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한적한 자연풍경과 조용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인데 환경적인 면에서도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염려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더욱 주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본적인 절차를 먼저 거쳐야 하는 것인데, 지난번 하송우리에 시 상징물로 건립한 인공바위폭포나 지금 재판에 진행 중인 광역 화장장문제, 그리고 공사를 중단하고 몰골만 물위에 떠있는 음악분수대는 공히 반드시 거쳐야할 정상적인 절차나 소통의 부재로 인해 겪고 있는 부작용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음악분수대 공사에는 이미 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었고 앞으로 16억의 예산을 더 확보해야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포천의 재정은 그렇게 넉넉한 형편이 아닌데 이렇게 무작정 사업을 추진하다가 반대하면 중단해버리는 시행착오를 반복한다면 주민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조상들은 대대로 보릿고개에 아무리 배가 고파도 씨종자는 먹지 않았다고 한다. 이 속에는 현재의 어려움 속에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슬기로움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주면은 불황이 점점 깊어가고 주민들의 삶은 끝을 모르는 깜깜한 어둠을 지나고 있다.
이는 서민들의 살림이 보릿고개만큼 어렵다는 것이니 이럴 때일수록 예산의 집행과 확인을 하는 사람들은, 작은 예산이라도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농부가 씨종자를 생명같이 아끼는 마음으로 다시 확인하여, 중단되거나 검토가 필요한 사업들에 대한 정상적인 절차와 알뜰한 집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꼭 염두에 두기를 바란다.
이희용 / 대진대학교 동양철학 박사과정, 시인, 연극연출가, 제3대 포천시예총회장, 광릉숲생태문학회장, 한국스카우트경기북부연맹 감사, 전 경기도예총부회장, 포천시수능시험장유치추진위원장, 포천신문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