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청소년-대진대 "음악사랑나눔 봉사회"

"집안에 예술하는 자녀 한 명만 있어도 부모 허리가 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예술 방면으로 진학하는데 학원비나 교재비 등 사교육비가 많이 든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현실을 조금이나마 타파해보고자 만들어진 대진대 "음악사랑나눔 봉사회". 대진대 음악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이 동아리는 음악교육의 혜택이 적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피아노를 가르쳐주고 있다.

현재 조교로 실질적으로 이 동아리를 이끌어 가고 있는 김현모씨는 "예전에 제가 재학 중에 이 계획을 구상했었는데 학교나 지역에서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표류하던 계획은 지난해 9월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에서 주최한 공모전에 당선되었고 올해 7월 지원금을 받아 처음 활동을 시작했다.

우선 오지인 강원도 정선을 찾아 일주일 가량 무료 피아노 교육을 실시했다. 그리고 "포천의 낙후된 음악환경을 바꿔보자"라는 취지로 7월 12일부터 선단초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진대 음악봉사실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한 시간 동안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3학년에 재학중인 김정화 씨는 "우리도 학생인데 공부 시간 쪼개서 하는 게 힘들죠"라며 "하지만 아이들이 말도 잘 듣고 잘 따라줄 땐 너무 뿌듯하고 힘든 것도 잊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전에 학원 강사로 일한 경력이 있는 황세희(1년) 씨는 "일반 사설 학원에서는 많은 학생들을 빠른 시간 안에 지도하다보니 10분 정도만 봐주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한 시간동안 한 아이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 "오히려 미리미리 알아서 예습해오는 아이들 보면서 내가 더 많이 배운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들에게 가장 큰 기쁨은 아이들이 보여주는 "배우고자 하는 열성"이다. 아이들은 여름방학 때 대진대 스쿨버스가 운행을 잘 안 하자 몇 십분을 걸어오기도 했다. 오후 3시에 수업한다고 하면 오전 11시부터 와서 혼자 연습하는 아이도 있었다. 혼내면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죄송하다"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며 오히려 미안해하는 아이들을 보며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2학년 김영훈씨는 "또 하나 학부모님들이 잘 부탁한다거나 고맙다고 하실 때도 의욕이 솟는다"고 말했다.

내년쯤에는 이 아이들과 함께 연주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아이들에게 뭔가 해냈다는 의식도 심어주고 지역사회와 공감대를 갖기 위해서이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경기북부의 유일한 4년제 대학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화합하고 싶은데 이런 활동이 더 많이 꽃필 수 있도록 지원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