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으로 이어 내려온 우리의 그림 늘 말하듯이 전통적인 수묵기법(水墨技法)에 탄탄한 역량(力量)을 주로 구사하는 사람 중에 한사람이다. 먹선의 힘과 번짐, 대담함과 섬세함, 농담의 밀도(密度)있는 깊이 등에서 한 작품을 창출해 그려내는 작업이야말로 고대 예술의 철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나간 세월속에 숙련을 거듭하고 실경과 상상에서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와 맞물리는 어려운 싸움, 즉 육체와 정신적인 싸움 속에서 지금에 이르렀다. 곧 자연과 인간이다. 화지와 먹물과의 이루어지는 그림을 한국화 또는 동양화라고 할 때 우리는 먼저 "전통"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전통"은 바로 미술 뿐만아니라 모든 예술영역에서 또 우리들 삶의 전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오늘의 우리 예술을 만들어 내는 기본 골격이라 오늘의 우리들 삶의 의식의 밑바닥으로 흐르는 원류(源流)와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전통이 있고 전통이라는 거울에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기에 우리는 우리문화에 긍지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그런데 전통적이다라고 할 때 적지 않은 사람들은 관습적이다. 혹은 고루하다. 진부하다 등으로 미리 속단해 버리기 쉽다.
전통회화, 한국화, 동양화를 대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이같은 오류와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없다. 이것은 우리 회화에 있어서 전통의 실체와 그 정립(定立)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작가 누구에게나 온갖 유파와 운동이 난무하는 오늘의 한국화단에서도 전통의 중요성과 그 계승 발전이라는 당연한 명제(命題)에 깊게 천착(穿鑿)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전통이 어떻게 발전되고 현대화하고 어떻게 다양성과 개성을 획득하게 되는지는 생각하고 터득해야 한다. 전통기법이던 변화된 현실에 맞추어 독창적인 기법 개발을 위해서는 작가 모두의 본인의 싸움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늘 생각해 두어야 할 몇 가지를 말한다.
첫째로,미술이 다른 표현방법과 어떻게 다르고 무엇인지를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미술이란 다른 모습의 개성적 조형언어를 가지고 나타나며 새로운 정신적 가치를 물질적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공존을 인정하고 국장과 생각을 펼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다른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이 미술의 목표이기도 하다.
둘째,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기능을 철저히 익혀 기본이 충실해야 한다. 특히 한국화에서는 화선지와 전통 모필붓을 익히고 알게 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시간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것이 서양화와 다른 어려움이다. 화선지와 먹물과의 관계, 벌어지는 시간과 양과의 관계, 모필붓 농담의 통합성 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끝도 없는 자신과의 싸움이 요구된다. 아이디어와 인스턴트가 판을 치는 현대사회에서 한국화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거리를 두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신적 가치가 높은 부가 가치로 갖게되는 미래사회에서는 커다란 장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정신을 키워야 된다. 다른 사람의 좋은 표현이나 작품 표현능력 감상을 통해 익히고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언어를 개발하고 다양한 표현 내용과 소재들을 발견하기 위한 자료를 많이 수집하고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부단한 연습과 공부하며 우리의 전통적인 것을 지킬 것은 지키고 과감하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꾸준한 변화속에 발전되는 훌륭한 작가로 성장되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의 전통을 이어 현실과 미래에 맞춰 발전된 한 폭의 그림이야말로 이사회의 문화발전에 큰 꽃이 되는 지팡이가 될 것으로 믿으며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