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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출 에세이=35] 자유의 가치∐


김형출 기자 / mjmc00@hanmail.net입력 : 2012년 04월 25일
 
↑↑ 김형출 시인, 수필가
ⓒ (주)포천신문사 
세계적인 선승이며 시인인 '틱낫한'(베트남)은 ‘어디에 있든 자유로우라’라는 저서에서 미국 메릴랜드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진정한 자유에 대해서 강연을 했다. “진정한 자유란 감옥 밖에 있어도 구속된 존재일 수가 있고 감옥 안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또한, 그는 강낭콩을 보면서 논리적이고 철학적인 그리고 종교적이며 인간적인 것들의 결론은 너와 나를 하나로 귀결시켜 놓는다는 유려한 사유를 내놓았다.

그만이 바라보는 우주관은 한없이 넓고 광활하다. 사람들은 늘 자유가 부족하다고 목말라하고 있지만, 어디에도 완전한 자유는 없다. 자유의 여백에는 늘 구속된 자유가 따라다니는데 이것은 날씨처럼 변덕스럽기도 하다.

유유히 바다로 흐르는 저 강물도 한 곳에 장시간 고여 있으면 썩게 마련이다. 남해안 어느 가두리양식장 안에는 민어, 고등어, 참돔 등 물고기 수십만 마리가 자라고 있었다. 그곳 물고기들은 떼를 지어 기둥을 휘두르며 자유롭게 헤엄치기도 한다. 물고기들은 구속된 자유를 누릴 뿐, 광활한 우주에 떠다니는 먼지처럼 자유롭지는 못하다.

고향에도 개발이란 명분 아래 테마공원이 생겨나고 새 도로가 뚫렸다. 보상금이 나온다고 야단들이다. 누구네 집은 보상금이 얼마나 나왔고, 누구네 논에는 도로가 난다는 둥 마을주민들은 농사보다는 개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연을 놓고 보존과 개발이란 상반된 경계에서 자연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둘 다 선(善)과 악(惡)이란 모순이 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

ⓒ (주)포천신문사

며칠 전, 조카 결혼식 하객으로 고향에 갔다가 하룻밤을 고향 집에서 묵었다. 수탉이 달콤한 새벽잠을 깨웠다. “꼬끼오! 꼬꼬, 꼬끼오! 꼬꼬, 꼬끼오!” 연방 목청껏 울어댄다.

“어른 잠꾸러기야! 아침이 밝아왔다!”
“어서 일어나! 아침에 일찍 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단 말이야!”

닭들의 비웃음이 귀찮게 들려오는 듯하다. 떨어지지 않는 눈을 배시시 비비고 벽에 붙어있는 낡은 시계를 쳐다봤다. 새벽 5시였다. 다시 눈을 붙이려 하면 수탉은 아랑곳하지 않고 “꼬끼오! 꼬끼오~” 계속 울어 댄다. 이 통에 나는 잠을 깨고 말았다. 바깥으로 나와 닭장으로 슬금슬금 가보니 암탉 세 마리 틈에 볏이 붉고 눈알이 부리부리한 수탉 한 마리가 날개를 힘차게 퍼덕거리며 나를 노려본다.

깃털에는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친칠라토끼들도 덩달아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한쪽 귀만 쫑긋 세우고 잔뜩 나를 잔뜩 경계하는 눈치다.

“이놈들, 나중에 또 보자꾸나! 귀여운 녀석들.”

닭장 안에 닭들과 토끼들은 사이좋게 잘 지내는 것이 평화롭다. 철망으로 둘린 닭장 안을 살피려하니 닭장 그물이 내 시야를 방해한다. 여름휴가차 고향에 들렀을 때 본 닭장과 조금도 변한 것이 없었다. 다만, 변한 것이 있다면 사진 속에 닭장은 구속과 자유가 뚜렷이 구별된다는 것이다.

나의 몸과 마음은 늘 무언가를 목마르게 갈구하고 있지만, 생각은 늘 가두어진 경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궁극적인 자유의 목적은 인간의 행복 추구에 있는데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논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구속된 듯하다. 해석에 따라 자유는 부족하면 독재와 구속으로, 넘치면 방종으로 흐르기에 십상이다.

앞산에 붉은 해가 빠끔히 얼굴을 내밀 무렵 집 앞뜰에 뿌옇게 내려앉은 무서리의 자연현상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이 추구하는 자유의 표상 같은 느낌이 절로 묻어난다.

김형출 / 시인, 수필가
김형출 기자 / mjmc00@hanmail.net입력 : 2012년 0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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