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와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야마나시현 다까네정 정장일행이 아사카와 다쿠미를 기념하기 위한 공원을 국립수목원 인근에 설립하기 위해 포천을 방문하는 것과 때를 맞춰 재일동포 이춘호씨도 같은 날 다쿠미를 주제로 한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경주를 방문했다.
현재 서울 망우동 공원묘지에 잠들어 있는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1891～1931)에 대한 책은 에미야 다카유키의 소설 "백자(白磁)의 사람(1994)"과 스기무라 아야의 연구보고서 "일.한 교류의 선구-아사카와 다쿠미(2004)"가 있다.
이중에서"백자(白磁)의 사람(1994)"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해방 60주년을 맞는 내년 3월에 촬영에 들어가 가을쯤 개봉할 예정이다.
"조선의 미"를 극찬한 야나기 무네요시에게 조선 백자의 멋과 전통 공예품의 맛을 일깨워 준 아사카와는 조선과 조선인을 사랑했고, 유창한 한국말과 더불어 바지저고리를 즐겨 입었다고 한다.
포천시는 다쿠미가 국립수목원에 근무했으며 국립수목원은 포천시에 속해 있어 다쿠미 출생지인 다까네정과의 자매결연을 맺고 지속적인 교류를 해오고 있다.
특히 최근 다까네정은 국립수목원이나 근처에 아사카와 다꾸미를 기념하기 위한 공원건립을 위해 예산을 확보하고 지난 12일 포천시를 방문해 공원건립후보지를 둘러보기도 했다.
아사카와 다쿠미는 1914년부터 17년간 총독부 농공상부 삼림과 임업시험장 기사로 일하면서 조선의 민중예술을 사랑하다가 급성폐렴으로 쓰러져 이 땅에 묻혔다. 감리교 신자였던 그는 식민지 지배.피지배 관계를 뛰어넘는 보편적 인간애를 누구보다 잘 이해했고 몸소 실천했다고 한다.
아사카와 다쿠미를 영화화하기 위해 재일동포 이춘호씨는 일본 마쓰모토(松本)시 영화제작후원회 회장 요코우치(槿內)씨와 소설가 에미야 다카우기(江宮隆之), 영화제작위원회 관계자 등 10여명과 함께 경주를 방문한 것이다.
영화의 원작이 되는 `백자의 사람`은 일본작가 에미야 씨가 아사카와의 인간미 넘치는 삶에 반해 지난 87년부터 취재에 들어가 95년 책으로 펴낸 소설. 일본 내에서 10만부 이상 판매됐고 지금도 스테디셀러는 물론 일본 고등학교 지정도서로 올라 있다.
한편, 아사카와 다쿠미의 한국사랑이 타계한지 70여년이 지난후 일본에서 북소리를 통해 되살아나고 있다. 일본북(와타이코?和太鼓) 연주자인 하야시 에이테쓰(林英哲?50)가 이를 북 소리로 재구성한 공연 작품을 내놓았다.
독창적인 연주로 일본북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을 듣는 하야시씨는 아사카와의 한국사랑을 "나무의 소리" "망우(忘憂)"등 6장(章)으로 나누고 장마다 "둥둥둥" 북 소리로 그의 사랑을 노래했다. 하야시씨는 ?아사카와는 한반도와 일본 사이에 흐르는 수로(水路)에 아무도 모르게 피어난 연꽃과 같은 사람?이라면서 그래서 공연의 제목도?수로의 연꽃?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본사회에서 새로운 인물로 평가되고 있는 아사카와 다쿠미의 고향 다카네정과 국제교류를 하고 있는 포천시가 기념공원 건립사업은 물론 이를 계기로 일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회원가입
기사쓰기
입력 : 2004년 10월 21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