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함께 찾은 농촌 들녘엔 활기가 넘친다. 오랜만에 들녘에 나온 농민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논과 밭을 일구고 창고를 벗어난 트랙터(농기계)들은 굉음을 내며 새 생명의 터전을 마련한다. 소에게 먹일 언덕 위 호밀은 푸른빛을 맘껏 뽐낸다. 나물을 하던 여인들은 잠시의 짬을 내어 너른 들판에 앉아 참을 먹기도 한다.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은 도농 복합도시인 포천 곳곳에서 쥐불을 놓는 모습이 눈에 띈다. 혹시라도 불길이 딴 곳으로 번질까 하는 표정으로, 뜨거운 불길과 새하얀 연기를 뒤집어쓴 채 쥐불을 놓는 농민들의 얼굴에서 대풍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창수면 추동리의 집 옆 텃밭에서 상추를 심던 동네주민은 “부지런한 사람만이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며 바쁘게 손을 놀렸다.
하우스 안에서 고추 파종을 위해 로터리(농기계)를 돌리던 할아버지는 말 안 듣는 기계를 만지며 한숨을 내 쉬고는 “고추를 일반 밭에 심으면 병으로 하나도 건지지 못해”라며 자식마냥 농산물들 걱정을 한다.
주원리의 한 할머니는 옥수수 모종을 심으며 자식 걱정을 먼저 한다. 81세의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할머니는 “더 이상 집안에서 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다”며, 떠나간 자식들이 가끔 와서 농사일을 거들 때마다 피곤한 도시 직장생활의 휴식을 가지지 못하는 자식들을 안타까워하며 “그냥 땅을 놀리기 보다는 자식들이 좋아하는 옥수수라도 심어서 오면 주려 한다”고 모정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