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연대가 첨예하게 대결하며 제1당을 목표로 안간힘을 쓰고 있다. MB정권의 실정으로 민심을 잃었던 여권은 당 이름을 바꾸고 현 정권과 거리두기 작전과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한 참신한 공천을 내세우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야권 역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전략적으로 단일후보를 내세워 거대여당을 심판하기 위해서 획기적인 선거연대의 틀을 만들어냈다. 여야는 얼마 안남은 대선에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해 총선에서 사활을 걸고 선두를 다투고 있는 것이다.
이번 총선의 문제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한 뒤 패닉상태에 빠졌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 박근혜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한 후 현 정권이 마치 남의 집안인양 연기한다는 점이다. 총선이란 정권을 잡은 집권여당이 국민을 위해 정책을 시행한 후에 그 공과에 대해서 국민의 심판을 받는 제도이다. 새누리당이 명백하게 집권여당이었으면서도 마치 이름을 바꾸고 당대표도 바뀌었으니 현정권의 실정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정정당당한 태도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총선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민간인 불법사찰의 핵심이 새누리당의 당명과 당대표를 바꾸는 변장술에 의해서 흐려지고 있는 것이다.
요즘 조중동을 줌심으로 한 보수 언론은 불법사찰이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에서도 이루어졌으므로 불법사찰문제로 정치공세를 해서는 안된다는 논지의 글로 지면을 도배를 하고 있다. 과연 이것이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잘못을 교정함으로써 올바른 사회로 이끌어가야할 정론지가 취해야할 자세인가. 박정희 독재정권이나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권 하에서는 중앙정보부, 안기부, 보안사 등의 정보기관들이 민주인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찰하고 불법적인 고문과 감금으로 얼마나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을 당했던가. 이런 국가적 폭력을 막기 위해 국민들의 투쟁으로 이루어진 민주정권은 민간인 사찰같은 비민주적인 행위를 저질러서는 안된다. 국민의 정부이든 노정권이든 공직자들의 비리를 막기 위해 사찰이 필요했을 것이나, 정권유지를 위한 불법적 사찰은 선거를 통해서나 노 전대통령의 죽음, 현 여당의 신랄한 비판에 의해서 심판을 받았던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현 정권은 총리실 산하의 비선 조직에 의해서 정적에 해당하는 자들에 대한 민간사찰을 조직적으로 행하였고, 이에 청와대가 관여했다는 증거가 폭로되었다. 그러나 보수언론들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하에서도 많은 사찰행위가 있었으니 현정권의 불법적 민간사찰에 대해서 비판해서는 안된다는 궤변을 소위 정론지의 사설에 버젓이 담고 있다. 이런 주장은 민간인의 기본적인 권리를 훼손한 독재적 행위를 그들이 지지하는 현 정권의 총선승리를 위해서 덮으려는 후안무치한 자세일 뿐이다. 그들은 이번 사건의 본질을 다루기 보다 이전 두 정권에서 이루어졌던 통상적인 사찰의 건수가 2500여 건에 달한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이번 민간사찰의 심각성에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닉슨 전 미대통령도 정적에 대한 불법적 도청과 사찰을 책임지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정도로 엄청난 사건임을 국민들은 이미 파악하고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국민들은 정권의 실정에 대해서 선거로서 심판할 수 있을 뿐이다. 특히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 선거는 민간인 불법사찰 같은 국가적 폭력에 대해서 책임을 묻고 법적으로 이런 불법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강화된 입법을 하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민간사찰이 이슈화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들의 눈과 입을 막고 권리를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또 하나의 언론폭력임을 알아야 한다. 민주정권이란 국민의 기본 권리를 지켜달라고 위임한 정치적 심부름꾼들의 조직이다.
그런데 그 심부름꾼이 주인의 호주머니를 뒤지고 사생활을 엿보는 비열한 행위를 감행하였다면 그 심부름꾼들에게 책임을 물어야하고 그들은 당연히 심판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현정권의 핵심인 여당은 갑자기 MB와의 인연을 멀리하고 자신들이 이름과 대표자를 바꾸었다고 해서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명천지에 손으로 눈을 가릴 뿐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차라리 현정권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신들에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진정성을 보여야 국민들은 그나마 용서할 마음이 생기지 않겠는가. 지금처럼 위기국면을 모면하기 위해 면피만 하려는 기만술은 국민들의 분노만 사게 되리라는 것을 깨달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