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은 몹시도 추워 움츠렸던 기지개를 펴본다. 길옆엔 어느새 봄을 알리는 듯 뾰족하게 꽃다지 냉이가 얼굴을 내민다. 막내 동훈이와 함께 가장 가까운 인근에 있는 명성산을 찾았다.
햇살은 따뜻한데 체감온도는 겨울이 가는 길을 되묻는 듯 차갑다. 어느새 아빠보다 훌쩍 커버린 늦둥이 막내 동훈이, 늘 어리게만 생각했는데 나를 걱정하는 울타리로 동반산행을 하며 담소를 나눈다. 상쾌한 바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호수의 정취, 잘 다듬어진 둘레길 산정호수만의 풍경화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아들과의 시간은 나에게 이런 행복일 줄이야. 돈 벌어 보겠다고 알바생도 줄이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 사실상 슈퍼라는 직업은 일이 만만치 않다. 아들과 마주치면 공부해라, 학원가라, 잔소리로 일삼던 엄마가 오늘은 또 다른 모습이라며 “고맙고, 감사하다”는 동운이의 말에 기쁨의 눈시울이 젖는다.
“그래 동운아, 아무리 바빠도 우리 가끔 엄마와의 데이트 어때?” 우리 모자는 행복의 시간을 보냈다. “사랑하는 동훈아! 엄마는 네가 있어 더욱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