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에는 겨울관광객을 위해 직탕폭포에서 시작하여 두껍게 얼어있는 한탄강 위를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30~40m의 깊은 협곡을 따라 깎아지른 주상절리를 곁에 두고 얼음 위를 걸을 수 있는 것은 독특한 경험이리라. 그러나 애석하게도 트레킹 코스는 포천지역의 한탄강까지 이어지지를 못하고 고석정에서 끝이 났다.
포천지역의 한탄강을 따라 오면 철원의 풍광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여러 비경들이 있다. 포천에서 지정한 한탄강 8경중에 일명 비행기 바위라 불리는 화적연과 멍우리 주상절리, 샘소, 비둘기낭을, 그리고 창수면과 관인면에 걸쳐있는 영평8경중에 금수정과 창옥병의 병풍바위와 옥병서원, 암각문등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일반인은 찾아가기도 힘들고 위치를 알아도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위치에 있어 관광지라고 하기보다 오지를 찾아가는 느낌이 더 컸다. 영평8경중 낙귀정지, 선유담, 와룡암등은 세월의 풍상 탓인지 이름만으로 그 자취를 더듬을 수 있는 것일까.
대지의 온기가 솟아 두껍게 얼었던 강물이 유유히 흐르고 짙고 푸른 계절이 지나면 오색찬연한 아름다움을 뽐내다 이내 순종의 마음으로 한 세대의 마감을 받아들이겠지. 자연은 사람과 우주가 다르지 않음을 일러준다. 흐르는 것이 강물과 세월뿐이 아니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