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돌며 새해를 안겨주는 세월 거듭된 59년째, 이제는 검은 머리 흰머리 되고 주름이 가득 찬 제자들 귀여웠던 단발머리 까까머리들이 코를 흘리고 추위에 떨고 배고프고 시멘트 바닥에 가마니를 깔고 또 문을 가리고서 전기도 없는 곳에서 칠판 하나 매달고 해 질 때까지 눈망울을 굴리며 배운 그 제자들.
책상도 걸상도 없이 학교는 유엔군이 주둔하던 부서진 내무실에서 탄피통이 가방이고 교실에서는 앞에 놓고 책상이 되는 서로 붙어 앉은 70명의 학생이 6.25전쟁 중의 피어난 꽃이라 말하고 싶다.
이제는 주름이 가득한 흰머리 할아버지, 할머니 누가 이 사람들 보고 그리 배웠다고 하겠는가? 시흥에서 잊지 않고 58년째 찾아온 제자들. 지난 여름 포천 산정호수에서 식사를 하며 내년 60주년 행사를 준비중이라 한다.
전기도 없이 글씨가 안 보일때까지 피나는 노력을 한 그 어린 학생들 60주년을 찾은 일은 전설이 아닌 현실이니 석양의 은사에 빛을 던져주는 것 같다. 이것이 바로 사제간이고 신화 같은 우정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