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리나 되는 짙은 안개 속에 있다는 뜻. 짙은 안개 속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는 것처럼 무슨 일에 대해 갈피를 못 잡고 알 길이 없음을 일컫는 말이다.
後漢[후한]때 장해라는 碩學[석학]이 있었다. 제자도 많고 학자나 귀족들 중에서도 교제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 그의 거소(居所)는 저자를 이루었다고 한다. 벼슬살이를 권하자 그걸 피하느라 산중에 은거[隱居]해버렸다.
장해의 아버지 장패도 지조와 절개가 굳어서 어떤 권세와도 야합 하려 하지 않은 뼈대가 있는 학자 였다. 장해는 이런 아버지의 기개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었다. 장해가 신중에 은거 한 뒤 새로 즉위한 순제는 이렇게 칭찬한 적 이 있다. [장해의 행실은 원헌(공자의 제자)을 따르고 그 지조는 백이와 숙제에 못지않다.] 이렇게 장해의 인품과 학문을 높이 평가한 순제가 벼슬을 권했으나 그는 병을 핑계대고 나오지 않았다.
장해는 도술(道術)에도 능해 곧잘 5리 나 이어지는 안개를 일으켰다고 한다. 이때에 배우라는 사람도 도술을 써서 3리 에 걸치는 안개를 일으킬 수 있었는데 그는 장해에는 실력이 미치지 못함을 알고 제자가 되기를 바랐지만 장해는 모습을 감추고 만나 주지 않았다.
배우는 뒤에 안개를 일으켜 못된 짓을 하다 붙잡히자 장해로부터 도술을 배웠다고 진술하는 바람에 죄 없는 장해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고. 요즘 정국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오리무중이다. 이 짙은 안개를 걷어치울 장해 같은 術士(술사)는 없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