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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의 문화에세이] ‘부러진 화살’과 서기호 판사의 재임용 탈락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2년 02월 20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극장가에서 관람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부러진 화살’은 사법부의 전관예우의 병폐를 지적해주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 영화의 스크린 앞으로 모이게 하는 의미를 권력자들은 명확하게 깨달아야 한다. 더더욱 서기호 판사가 재임용에 탈락했다는 이유로 서울중앙지법과 남부.서부 등 서울지역 3개 법원의 소장판사들이 판사회의를 개최하고 현행 연임심사와 근무평정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선 시점에서 판사들의 억울한 사정도 중요하겠지만, 역지사지하여 판사들이 시민들을 억울하게 만든 경우에 대해서 먼저 반성을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판사들은 대전.수원.광주.의정부지법에서도 곧 판사회의가 개최하여 그들의 이슈를 확산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들의 입장은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들은 "연임심사에서 나타난 문제점이 재판의 독립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주장에서 쉽게 살펴볼 수 있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연임심사제는 근무평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서기호 판사의 경우는 그의 튀는 언행이 권력자의 눈의 가시가 되어 무리하게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 같다. 결국 판사의 목을 권력자들이 쥐고 흔드는 상황이 올 수 있어 객관적인 심사와 방어권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보고 그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한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서기호판사의 재임용 탈락이 사법부 독립을 위협하는 사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공감을 하면서도 그들 또한 시민들의 사회정의를 보호하겠다는 서약을 먼저 해야 한다고 본다. 사실 판사들은 사회의 정의를 바로잡는 공복이다. 국가는 판사들에게 이 귀중한 가치를 실현해달라는 의미에서 ‘사법부 독립’이라는 명분을 허용하고 누구도 누릴 수 없는 특권을 부여하였다. 그러나 일부 정치 판사들은 국민들을 위한 사회정의 구현보다는 퇴직한 선배들의 이익을 위하여 판결을 행하는 부끄러운 관행을 즐겼던 것이다.

필자는 우연히 대법원 앞에서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던 김명호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 성균관대학교의 입시문제의 잘못을 지적했다는 것 때문에 괘씸죄에 걸려 재임용탈락을 한 교수가 강단을 떠나 법원 앞에서 외롭게 투쟁을 하는 모습이 같은 교수의 입장에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 김 교수는 사회정의를 부르짖다가 오히려 판사들에게 의해서 교권을 영원히 빼앗기는 뼈아픈 경험을 하고 그 분노를 사기지 못하여 석궁으로 상징적인 투쟁을 감행한 것이다.

김명호 교수는 시민들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대학의 잘못을 밝히는 용기를 진정으로 보여주었다고 많은 시민들은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사법부의 어느 누구도 그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용감하게 나섰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필자는 한국의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 사법부에 이렇게 사회정의에 대해 둔감할 수 있는지 참으로 유감스럽다.

서기호 판사가 현정부의 비리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소신 판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트윗터를 통해서 보수적인 언론 조.중.동을 비판하는 그의 진보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근무평점 2퍼센트 이하라는 재임용 심의 결과가 그의 튀는 언행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 젊은 판사들은 이 제도의 객관성이나 투명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그들의 입장은 사법부에 대한 외부의 시각이 아니라 다수의 내부 의견이라는 것에 중요한 의미를 두어야 한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법관으로서의 품위와 자질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서기호판사를 재임용에서 탈락시켰다고 밝혔다고 한다. 법관의 자질이나 품위는 판사들의 소신 발언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시민들의 억울함과 사회정의를 위해서 앞장을 섰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으면 좋을 것이다.

많은 비양심적인 판사들이 시민들의 억울함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퇴임한 선배들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반성도 없이 개선에 앞장서지 않는 상태에서 그들의 밥그릇을 지켜줄 심사제도만을 언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분명히 판사들의 신분이 권력에 의해서 휘둘리는 것은 막아야 하겠지만 사회정의라는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하는 젊은 판사들의 밥그릇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은 시민들의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열릴 판사회의는 자신들의 이권을 위한 모임이 아니라 존경을 받지 못하는 사법부의 내부 개혁을 부르짖는 진정성을 보여주기 바란다.

박정근 /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이해조문학회 회장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2년 0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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