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이야기 한마당] 약을 팔지 않으려는 약사
이보용 기자 / leewalking@naver.com 입력 : 2012년 02월 13일
 |  | | | ↑↑ 이보용 포천신문산악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회 고문 | | ⓒ (주)포천신문사 | 집으로 들어오는 골목 어귀에 약국이 하나 있다. 몇 년 사이에 주인이 세 번쯤 바뀌었는데, 이번에 간판을 건 사람은 꽤 오래 하고 있다.
어쩐 일인지 먼저와는 달리 약국 안 의자에는 동네 사람들이 늘 모여 앉아 있곤 한다. 지나다 보면,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수더분한 인상의 여주인이 사람들과 얘기하는 모습이 보인다. 약국 규모도 점차 늘어나는 듯하다.
그 약국 여주인을 내가 처음 만난 것은 어느 여름날이었다. 그 날, 시내에서부터 머리가 아파 집으로 오는 길에 약국에 들렀다.
반갑게 맞아주는 그녀에게 “두통약을 달라”고 했더니 “좀 쉬면 괜찮아질 거”라면서 찬 보리차를 꺼내 한 컵 따라준다. 그러면서 “되도록 약은 먹지 말라”고 한다. 생각지 않은 처방에 나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약국을 나와 집으로 오는데 더위 속에서 한 줄기 소나기를 만난 듯 심신이 상쾌해졌다. 그 후로 자연스럽게 그녀와 허물없는 이웃이 되었다.
외출을 하거나 산책을 나갈 때면 그 약국을 지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유리문 안으로 동네 사람들과 함께 있는 그녀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약만 구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궂은일, 기쁜 일들을 털어 놓는다. 그렇다고 그녀가 전문 상담역 노릇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이웃의 일을 내 일인 듯 마음을 열고 들어주는 것이다.
약을 팔려고 애쓰지 않는 약사, 그녀는 약으로만 병을 낫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사람들을 치유해 주고 있다. 그래서 그 약국은 날로 번창하는 것 같다.
이보용 / 포천신문산악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회 고문 |
이보용 기자 / leewalking@naver.com  입력 : 2012년 0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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