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2010.10.1)」을 제정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하면서 관련 시군구 통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자율통합을 유도하면서 일차적으로 지난해 연말까지 관련 시군구의 신청서를 접수한 바 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통합을 유도할 예정이다.
철원군처럼 발전 잠재력은 높으나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낙후된 지역들이 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번 정부의 시군구 통합계획은 특별법에 의해 뒷받침되고 통합 후에도 기존에 향유했던 행정적·재정적인 기득권을 보호하면서 새로운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실효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철원군은 일차적으로 포천시·의정부시와 통합하여 경기도(수도권)로 편입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건의문을 관계기관에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수도권과 통합함으로써 지역의 경쟁력을 확충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철원군이 지역의 낙후성을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철원군 경기도 편입시 수도권 규제에 묶일 수 있어
그러나 수도권과의 통합의 효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함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먼저 수도권과 통합했을 때 철원군이 기대했던 것처럼 숙원과제들이 해결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수도권 중에서 철원군과 가장 가깝고 넓게 경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 포천시이다. 철원군이 수도권과 통합한다면 철원군은 포천시의 연장선이 될 것이다.
따라서 수도권과 통합된 철원군의 모습을 평가하고자 한다면 현재의 포천시 상황을 보면 된다. 포천시는 2003년에 인구 15만명으로 도농복합형 시로 승격된 이래 지난 10년 동안 인구가 8천명 증가하는 데 그치고, 지역소득의 70%가 의정부와 서울로 유출되고 있으며, 교통망이 미흡하여 교통정체가 극심하고,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기업이 전무한 수도권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다. 더욱이 향후에도 현 상태가 개선된 전망이 밝지 않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철원군이 포천시와 통합할 때에는 포천시의 현재의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는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현재 문제를 안고 있는 포천시와 현 상태에서 통합하게 되면 철원시도 동일한 문제에 오염되게 된다. 현재 포천시가 인구·일자리·교통·교육 등 모든 점에 있어 정체되어 있는 이유는 수도권 규제 때문이다. 현행「수도권정비계획법」과 그 시행령은 서울특별시·인천광역시·경기도를 수도권으로 규정하고(제2조) 있기 때문에 철원군이 포천시와 통합하여 경기도로 편입되면 수도권규제에 묶이게 된다.
그 결과 철원군도 포천시와 함께 인구증가와 기업 유치를 위한 각종 개발계획들이 규제를 받게 된다. 현재 포천시는 수도권에 속해 있다는 이유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두 배나 되는 경기도의 용인시·화성시·평택시·파주시·안산시 등과 동일하게 수도권의 성장관리권역으로 지정되어 토지이용 규제를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철원군까지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직한 일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시군 통합의 기본법인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은 통합으로 인해서 기존의 행정적·재정적 이익이 상실되지 않는다는 ‘불이익배제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23조). 그러나 이 규정은 행정조직편제·공무원정원·지방의원수·지방교부세·국고보조금 등 지방자치단체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것에 불과하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은 특별법으로서 일반법인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비해 법체계상 우위를 점하지만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된 행정과 재정에 관한 것만을 규율하고 있다. 실제로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 5조(다른 법률과의 관계)도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배분과 지방분권 등에 관해 다른 법률에 우선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지역개발과 토지이용에 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철원군 수도권 규제는 재앙
이에 반해 현행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수도권 모든 지역의 지역개발과 토지이용에 관한 최고의 규범이다. 동법 2조도 수도권의 군사에 관한 사항을 제외한 모든 지역개발과 토지이용를 규제대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철원군이 경기도에 편입되는 순간 「수도권정비계획법」의 대상으로서 수도권의 규제를 받게 된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은 지방자치단체의 일부지역에 불과하고 점차 완화되는 추세이지만 수도권 규제는 지자체 전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강화되는 추세이다. 실제로 「수도권정비계획법」은 2011년 4월 14일 법개정을 통해서 기존의 도시계획뿐만 아니라 군계획까지 동법의 적용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3조, 시행일 2012.4.15).
철원군의 일부 주민들은 수도권의 규제를 받더라도 수도권에 포함되고 싶어한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 그러나 수도권의 규제가 얼마나 지역발전의 장애물이 되는지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수도권의 규제를 받게 되면 현재 LS그룹, LG생활건강, 다이아몬드샘물 등 중심으로 철원군에 희미하게나만 일어나고 있는 기업투자의 불씨는 곧 꺼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현재 연천군이 수도권의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를 보면 그 심각성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연천군은 독자적으로 수도권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지난 연말에 서울시장·인천시장·경기도지사를 초청하여 규제해제를 심도있게 논의를 바 있다. 현재에는 이것이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개별법을 대상으로 규제완화에 관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경기도 정책당국은 중앙정부를 상대로 추가지원보다는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철원군은 포천시 연천군과 통합해야
그리고 철원군은 통합대상과 관련하여 포천시·의정부시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통합은 지리적 근접성, 경제적 유사성, 문화적 동질성 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철원군·포천시·의정부시는 이러한 통합요건과는 거리가 멀다. 설사 통합이 된다하더라도 이질감으로 상호 갈등요소를 간직한 채 철원군은 수도권의 규제를 받으면서 경기도와 의정부시의 영원한 변방으로 굳어지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철원군은 포천시 및 연천군과 통합해야 한다. 철원군·포천시·연천군은 모든 면에서 최적의 통합요건을 갖추고 있다. 동일한 문화권과 정치경제적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후삼국시대에는 태봉국의 영향권 하에 있었으며 현재에는 한반도의 중심지, 접경지역, 낙후지역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3개의 자치단체가 궁극적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본다.
통합 철원군 강원도에 잔류, 용꼬리보다 뱀머리 돼야
철원군의 통합과 관련된 논의의 핵심은 3개의 통합 시군의 도(道)관할에 관한 문제로 귀결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강원도에 잔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에서는 낙후된 3개 시군이 통합하면 발전의 원동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낙후가 고착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포천시와 연천군은 입지상으로는 발전의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으나 수도권의 규제 때문에 발목이 잡혀 있을 뿐이다. 일차적으로 포천시와 연천군이 수도권 규제에서 벗어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그 효과가 철원군에 미치게 되고 성장의 과실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 3개의 통합시군은 규제가 해제된 상태에서 토지이용과 지역개발에 관한 광역사무의 권한을 갖고 지역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개발이 가능해진다.
현재 철원군은 포천시를 디딤돌로 삼아 서울로 가고 싶어 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포천시는 부실하기 짝이 없기 때문에 잘 못하면 징검다리를 건너다가 추락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통합과 관련하여 포천시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에 대한 유일한 방법은 포천시가 철원군과 통합하여 강원도로 편입되는 방법이다.
철원군도 포천시와 연천군과 함께 강원도에 잔류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경기도로 편입되는 경우 수도권 규제와 함께 수도권의 영원한 변두리로 전락하고 혐오시설을 떠 않을 수밖에 없다. 반면에 강원도에 속해 있는 경우에는 인구와 면적에 있어 강원도에서 가장 큰 자치단체가 된다. 민선자치와 대의 민주정치체제 하에서는 인구(유권자)가 많은 곳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 도로·철도·상하수도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의 유치에 있어 우선순위를 확보하게 된다.
이밖에도 강원도에 속한 3개의 통합 시군에는 토지이용 규제완화로 인해 공장의 신증설과 함께 다른 수도권 공장들이 정부지원을 받으면서 이전하고 대학신설과 함께 인구와 산업시설의 증가로 말미암아 토지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땅값이 상승하게 되어 사람과 돈이 모이는 곳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의료·교육·관광·사회복지 등 생활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수도권의 명분보다 지역발전의 실리 추구해야
철원군의 최종 선택은 수도권이라는 명분을 추구할 것인가 지역발전이라는 실리를 택할 것인가이다. 판단은 철원군민에게 달려 있다. 분명한 점은 행정구역상 수도권으로 편입된다고 하더라도 그 동안의 불편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수도권의 규제라는 더 큰 혹을 떠맡게 된다는 점이다. 현재는 지방과 수도권의 구별은 무의미해졌다. 일자리와 소득, 생활의 쾌적성이 주된 가치이다. 더 나아가 철원군이 강원도에 존속됨으로써 더 많은 매력을 가질 수 있다. 수도권의 이미지는 번잡·오염·규제 등으로 전락했다. 이에 반해 강원도는 청정·통일·발전가능성 등의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뀌고 있다. 요즘들어 강원도에 기업투자와 인구가 증가하는 있는 추세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강원도에 속할 3개의 통합 시군은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지방으로 수도권의 과밀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서 국가적인 주목을 받을 것이다. 강원도 원주시는 서울에서 광주시와 여주군을 거쳐 가야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주시의 지역소득은 광주시와 여주군을 합한 것보다 더 많다. 이러한 차이는 수도권의 규제 유무에서 비롯된다. 수도권 규제에서 벗어난 강원도 3개의 통합시군은 머지않아 원주시보다 더 발전하는 지역이 될 것이다.
전국적인 시군통합을 관할하는 대통령 직속의 ‘지방행정체제개편 추진위원회’는 4.11 총선이 끝난 후에 시군통합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통합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와 광범위한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정부방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지역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철원군이 주변 시군과 함께 ‘낙후된 땅’, ‘버림받은 땅’에서 벗어나 통일한국의 중심지로서 ‘아껴놓은 땅’, ‘값지게 써야 할 땅’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