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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의 문화에세이] 나꼼수의 비키니 인증샷 파문의 의미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2년 02월 09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나꼼수’ 인터넷방송의 대표적 진행자인 정봉주 전의원이 BBK에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구속이 되었다. 사실 정규방송들이 건드리지 못하는 정권에 관련된 비리를 통쾌하게 비판하는 나꼼수의 인기는 이미 상상을 불허한다. 정치적 영향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가장 중심적 역할을 하는 정봉주의원을 구속한 사법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 탄압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같은 맥락의 주장을 했던 여당 의원과 비교해서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나꼼수의 지지자들은 정봉주 전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크고 작은 시위를 주도하였는데, 어느 여성 지지자가 비키니 차림으로 찍은 사진에 자신의 가슴이 터지도록 나오라는 문장을 써서 인증샷을 날렸다.

정봉주법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무언가 강한 충격을 주는 사건이라고 판단한 나꼼수측의 김용민은 정 전 의원이 옥중에서 성욕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응원하라는 발언과 함께 나꼼수의 일원인 주진우가 “가슴응원사진 대박이다. 코피를 조심하라.”라는 글을 트윗에 남기자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이 “나꼼수의 비키니 시위 불쾌하며, 사과를 바란다”고 강한 비판을 하면서 표현의 자유의 문제와 여성비하의 문제가 충돌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다.

그렇지 않아도 나꼼수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던 보수 측은 기회를 잡았다는 듯이 나꼼수의 반여성주의적 발언을 확대재생산하면서, 여성가족부 김금래 장관이 여성의 선정적 이미지를 정치적 이용한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하는 등 여러 여성 단체가 앞장서서 나꼼수측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진보적인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나꼼수가 정봉주 전의원의 구속이라는 절박한 상황에서 자신들의 격한 감정에만 빠져 자신들을 지지해온 진보적 여성단체와 갈등을 빚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비등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빠른 대처에 실패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사과대신에 여성의 신체가 생물학적으로 완성도가 높아 이에 대해 긍정적인 감상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식의 안이한 변명을 한 것은 그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크게 하고 말았다.

이런 식으로 이미 정치적 영향력이 높아져 잘못에 대해서 사과를 주저하는 것은 현정권과 마찬가지로 권력화 되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나꼼수는 정권의 비리를 공격하면서 권력층이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서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을 일삼는 것은 이 또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일부는 그들의 발언은 단지 논지를 코믹하게 풀어가려는 젊은이들의 추세라고 옹호하는 인사들도 있다. 물론 나꼼수의 언행이 기성 방송들과는 진행방식이 파격적인 것은 기득권들의 진부한 방식을 풍자하는데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가부장적 사회에서 오랫동안 억압을 받아온 여성들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권력자나 강자에 대해서는 다소 거친 방법이 오히려 저항의 방식으로 용인을 받을 수 있지만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은 쉽게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여성들도 봉건시대나 권위주의 시대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해야할 것이다. 한국은 어디에다 내놓아도 여성이 남성에 종속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미 정치권에서 여당과 야당이 모두 여성을 대표로 선출해놓았지 않는가. 과거에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나꼼수의 비키니 사건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꼼수의 발언이 여성비하사건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본질이 호도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정봉주라는 진보적 인사가 정치적 발언으로 말미암아 구속되는 등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을 개혁하자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 아닌가. 이미 정봉주 전의원은 옥중에서 이 사건이 자신이 빠져있는 상황에서 일어났으니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뜻을 전해왔다. 그는 “F4(나꼼수 4인방을 이르는 별명)는 하나이니 내가 사과하면 모두 사과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사과란 잘못에 대한 것도 있지만 상대방의 상처를 공감하는 대인의 풍모를 보이는 것”이라는 정치인다운 면모를 내보였다.

이것은 정 전의원이 보기에 나꼼수측이 사태수습을 현명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봉주 전의원은 감옥에서 본질이 호도되는 상황에 대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본질은 정치적 비리에 대해서 용감하게 비판하고 개혁하려는 행위에 대해서 재갈을 물리려는 정치적 탄압을 막아내는 것이다. 정권말기에 터져 나온 디도스 사건, 자원외교 주가조작 사건,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파헤쳐야할 일이 산적해있는데 선정성의 문제로 방황한다면 개혁은 요원한 것이다.

박정근 /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이해조문학회 회장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2년 0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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