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교미 장면이든지, 인간의 섹스 장면이든지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와 관심을 기울입니다. 이 장면을 보고 조금이라도 흥분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모든 생물(인간, 동식물)의 근본 욕구 중에서 가장 활발하고 강한 욕구가 번식의 욕구일 것입니다. 식물도 곤충과 자연의 힘을 빌려서 이 욕구를 채우고 있습니다.
동물을 한 번 살펴보면 암컷이 발정해서 수컷의 번식욕구가 발동하면 무조건 교미를 통해서 사람처럼 쾌감을 느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사람의 사랑 행위는 일반 동물과 다르겠지만, 본능이라는 측면에서는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릴 적에 큰 암소 한 마리를 키웠는데, 당시에 암소는 농촌의 재산목록의 가치가 세 번째 정도였습니다. 첫 번째 재산이 논과 밭, 두 번째가 가옥 그리고 가축 중에서는 소가 으뜸이었습니다. 소는 사람 못지않게 주인을 도와 열심히 일하고 1년에 한 번씩 새끼를 낳아 어려운 살림살이에 크나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송아지가 젖을 뗄 때가 되어 우시장에 송아지 팔러 가기 하루 전부터 어미 소는 송아지와 헤어지는 것을 알고 있는지, 쇠죽도 잘 먹지 않고 안절부절못하는 소의 행동을 보았습니다.
송아지를 팔고 왔을 때 아버지 손에는 검정비닐봉지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눈깔사탕’ 같은 주전부리와 고기 뭉치를 내밀면서 “이번에는 송아짓값이 많이 올라 좋은 가격으로 팔았다.”라고 하시면서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였습니다. 그날 저녁은 고기가 있는 반찬에 밥을 배불리 먹은 후 부리나케 동네 아이들이 놀고 있는 ‘묘 똥’으로 달려나가 고기반찬으로 저녁을 먹은 것과 송아지 판 것을 자랑하면서 날이 저물 때까지 신나게 놀았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방에 들어가기 전, 먼저 마구간을 한 번 힐끗 쳐다보며 어미 소의 동태를 살피면서 생각했습니다. 우리 송아지는 어느 집으로 팔려나갔을까? 궁금해하면서 걱정도 합니다. 송아지가 팔려간 날 밤부터 송아지를 찾는 어미 소는 애절하게 웁니다. 그렇게 서러운 울음소리는 며칠 간 반복되어 잠을 설치게 되지요. 어미 소가 불쌍하여 이불 속에서 소리 없이 울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송아지가 팔려나가고 몇 개월이 지나면 집 암소는 마구간을 빙빙 돌고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씩씩거립니다. 암소의 음부는 부은 것도 같았고 맑은 코 같은 액체가 찔끔찔끔 흘러내리기도 합니다. 나는 논에 일 나간 아버지나 일꾼들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해가 긴 여름철이라 땅거미가 찾아올 때쯤에야 아버지와 일꾼들이 함께 대문을 들어섰습니다. 전 아무 말도 못 하고 눈치만 살피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마구간으로 가서 소의 움직임을 보고는 “허…. 허…. 이놈이 발정했구먼!”하시면서 웃으셨습니다. 어린 생각에 발정이 무엇인지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우리 암소가 발정을 했다는데 혹시 발정이란 병에 걸려서 죽지나 않을까 마음속으로 걱정도 많이 했었지요.
어느새 잠이 들고 아침이 밝아옵니다. 아버지께서 일꾼들에게 하는 말씀이 “이놈이 어구~ 어구~ 발정을 해서 지랄한다 한번 봐 봐라!” 일꾼들은 킥킥대며 웃습니다. 아버지께서 아침 일찍 발정 난 암소를 몰고 황소가 있는 이웃 마을로 갑니다. 그러면 나는 황소 뒤를 쫄랑쫄랑 따라다니면서 발정이 뭔지, 교미가 뭔지를 구경하였습니다. 암소와 황소가 교미하는 장면을 영문도 모르고 보게 된 것이죠.
한참 세월이 흐른 뒤에야 어릴 때 본 소의 행위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조물주가 우주를 창조하여 살아있는 모든 생물에 가장 고귀한 선물을 주었는데 그 선물 중 한 하나가 사람이나 동물의 생산적 욕구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