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어느 지역을 가든지 그 곳을 상징하는 고유의 풍습이나 특산물 그리고 지역의 특색과 의미를 부여하여 지명과 연계한 언어로 표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한 이렇게 상징화 된 지역명칭이 특산물의 상품화로 이어져, 결국에는 많은 사람의 입에 회자되고 각인되어 직접적인 수입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유기(鍮器)를 주문하면 요구조건에 신통하게 들어맞았다는데서 유래한 ‘안성맞춤’이 그러하고 ‘횡성한우’, ‘대왕님표 여주쌀’, ‘임금님표 이천쌀’, ‘철원 오대미’, ‘연천 남토북수’ 등 각기 자기지역의 역사적 지형적 특성을 상품화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다른 지역에 비하면, 우리 포천은 ‘해솔촌’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포천쌀을 홍보하기에는 미흡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도 조금만 역사적 근거를 찾고 상품의 품질개선과 친환경적 요인을 보완한다면, 최고의 품격을 갖춘 브랜드화가 가능할 수도 있음을 참고하여 시정홍보나 농산물 특성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우선 쌀의 상품화에서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것은 아마도 임금님의 수라상과 연관성일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임금님께 진상되었던 음식은 질적으로도 최고의 품질이었거니와 귀하고 맛있는 것을 선별하여 궁궐로 올렸기에 여느 지역에서도 임금님과 관련된 음식을 상품화하는 일에 서로 앞을 다투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포천의 먹거리가 임금님과 연관성이 있는가에 대한 기록을 찾아서 그것을 브랜드화 하여 시장에 내놓는다면, 지금보다는 생산물의 격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문헌기록을 찾아보니 다행스럽게도 태조대왕과 관련이 있음을 찾을 수 있었다.
조선왕조실록 태조실록 1권 總序 89번째 기사를 그 근거로 삼을 수 있는데 내용은 이러하다. “처음에 신의 왕후(神懿王后)는 포천(抱川) 재벽동(滓甓洞)의 전장(田莊)에 있고, 강비(康妃)는 포천의 철현(鐵峴)의 전장에 있었는데, (初, 神懿王后在抱川滓甓洞田莊, 康妃在抱川鐵峴田莊)”
이 기록에 나오는 전장(田莊)이라는 용어는, 조선을 건국하기 이전부터 태조대왕이 경작하던 사유 토지가 지금의 포천시 동교동 부근과, 가산면 금현리(궁말) 부근에 있었다는 것이므로, 비단 요동으로 출격 전에 가족을 대피시켰다는 기록도 있지만 포천에서 생산되는 쌀은 조선 태조대왕의 농장에서 수확한 태상왕이 드시던 쌀이라는 홍보도 가능하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다.
또한 큰 소용돌이로 위기를 맞이한 포천 쌀을 “태조대왕표 태상왕미”나 “태상왕표 태조미”, “왕의 농장에서 수확한 진상미(進上米)”로 상품화 하거나, 다른 농산물도 임금님의 수라상과 연계시키거나 시유지를 왕의 농장으로 테마공원을 조성하여 스토리텔링 한다면, 그 가치를 최대화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포천농산물의 품격도 최고로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포천시와 농업관련 기관․단체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상품의 질적 내실화와 환경적 요인을 접목하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변화와 노력을 더한다면, 충분히 다른 지역과의 경쟁도 가능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현대는 상품의 질이 아무리 좋아도 그 물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스토리나 포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모든 지자체가 어떤 조그만 근거라도 있다면 그것을 보기 좋게 만들어서 널리 알리려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더 이상 지명을 사용한 시기에 대한 소모성 논란이나, 일회성 행사에 막대한 예산을 소비하려는 축제형 계획을 자제하고, 같은 기록 속에서도 생산적이고 경제적 이익창출이 가능한 부분을 내실 있게 조명하여 실리를 찾는 현명함이 필요한 때가 된 것이다.
따라서 시민에게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역사성과 정체성을 회복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선거용으로 쏟아내는 각종 선심성 공약보다 더 실속이 있음을,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피땀 어린 실천으로 지극한 애향심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이희용 / 제3대 포천시예총회장, 광릉숲 시인, 연극인, 칼럼니스트, 한국스카우트 경기북부연맹 감사, 포천시 수능시험장 유치추진위원장, 전 경기도예총부회장, 포천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초대위원장, 포천신문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