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국가보안법을 廢止할 것인가? 改正할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둘 것인가를 놓고 政治圈은 勿論 법조계 시민단체들의 關心과 論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필자는 국가보안법의 개폐여부를 떠나서 이 문제로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갈등을 심화시키면서까지 꼭 지금 이 시기에 이렇게 소모적인 논쟁을 계속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먼저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지금 절박한 민생문제, 도산위기에 직면해있는 중소기업과 내수침체로 불안한 경제문제, 쌀 개방과 관련된 농민시위문제를 비롯한 노사문제, 국제적으로는 미군 재배치 문제, 북 핵문제등 당면 현안 사안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이에 대한 시급한 대책을 강구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지금의 경제상황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고 있으나 과연 우리 국민 대다수가 그렇게 느끼고 있는가? 누구나 입만 열면 IMF때보다도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아우성인데 정부당국자는 과연 다수 국민들의 이 절규를 아는가? 모르는가?
논란이 되고 있는 國家保安法一, 문제가 있다면 고치고 또 필요 없는 상황이 되면 폐지 할 수도 있다.
필자는 법률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깊이 접근하기는 어려우나, 그러나 8.15 해방이후 사상의 대립과 지하남로당일파의 준동으로 혼란이 극에 달했던 격동의 시기를 겪었고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를 체험하면서 북한의 악랄함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세대로써 지금 이 시기에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면 우리의 안보는 어쩌자는 것인지 걱정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물론, 1948년 국가보안법이 처음 제정된 이후 일부 인권탄압과 정권안보의 도구로 악용됐던 점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으나 그 후 이러한 오남용의 소지를 없애고자 1980년 전문 개정 후에도 다섯 차례나 개정을 거듭, 국가안보에 기여해 온 이 법을 한 시대의 아픈 역기능만을 적시하여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의 마지막 보루로서의 제도적 장치인 이 법의 순기능을 무시하고 아예 법 자체를 폐지하자는 주장에 대하여는 얼른 공감이 가지 않을 뿐 아니라 나아가서는 정말 이 법을 폐지해도 국가 안보에 별 이상이 없는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분단국가이다.
우리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되어 있음에도 한반도에는 엄연히 또 하나의 국가 내지는 정부가 상존하고 있다. 그 하나의 정권은 주체사상으로 무장한 사회주의 대남적화통일 노선을 견지하면서 호시탐탐 기회만을 엿보고 있는 북한 정권이다.
남과 북은 냉전의 시기에서 벗어나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의 길을 함께 걷고 있는 일면도 있으나 한편 155마일의 휴전선에서는 24시간 일촉즉발의 위기가 감도는 종전이 아닌 휴전상태로 대치하고 있음을 우리는 한시도 잊을 수 없다.
여기서 國保法 개폐 논의의 중요한 초점의 하나는 북한을 화해협력의 동반자로 볼 것인가? 아니면 반국가 단체로 볼 것인가 하는 견해와 판단의 문제가 대두되는 것 같다.
물론 현재의 상황에서 북한의 지위는 남북 교류 협력 법에서 화해협력의 동반자관계와 국가보안법상의 반국가 단체라는 이중적 성격을 함께 갖고 있다 하겠으나 이점에 대해서는 며칠 전 대법원에서도 북한을 반국가단체가 아니라고 보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남북한 사이에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평화와 화해를 위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하더라도 북한이 여전히 우리나라와 대치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자 하는 적화통일 노선을 포기했다는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북한의 반국가 단체성이 사라졌다거나 국가 보안법의 규범 력이 상실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견해?라고 판시하면서 북한을 아직 화해협력의 동반자로만 보기에는 시기상조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또한 그 동안 국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판결에서도 국보법 자체의 필요성을 계속 인정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나 어찌 보면 이번 판결은 법률적 판단 수준을 넘어 정치권에 강한 우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또 대법원은 ?북한이 우리의 자유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없다거나 형법상의 내란죄나 간첩죄 등의 규정만으로도 국가 안보를 지킬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국보법의 규범력을 소멸시키거나 북한을 반국가 단체에서 제외하는 등 전향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국보법 폐지론에 강력한 경종을 울리는 한편, 북한이 50여 년 전 적화통일을 위해 무력남침을 강행해 민족적 재앙을 일으켰고 오늘에 이르기 까지 수많은 도발과 위협을 계속해 오고 있는 사실을 상기 시키면서 앞으로도 ?북한이 온갖 방법으로 우리의 체제전복을 시도할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고 지적하고 그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또한 헌법재판소에서도 수차에 걸친 국보법의 위헌제정신청에서 ?국보법이 확대해석의 위험이 없을 뿐 아니라 문제가 있다면 법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운용상의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합헌 결정을 내린바 있음을 우리는 마음 깊이 새겨 두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만약 국보법이 폐지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일당의 친북세력들이 서울 시청 앞이나 광화문 네거리에서 인공 기를 흔들며 북한의 주체사 상과 사회주의 이념을 찬양?선전하는 행위를 자행한다면 이를 무슨 법으로 어떻게 제재를 가 할 것인가에 대해서 우리는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최근 경찰청 발표에 의하면 현재 인터넷에서 활동 중인 친북사이트가 43개나 된다고 한다.
많은 법률학자들은 평화시대를 기조로 제정된 형법의 내란죄, 간첩죄 등의 규정만으로는 남북대치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북한의 대남적화통일을 위한 선전 특히 사상전술에 대처하여 국가의 안전을 지키기엔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국보법은 형법상 내란죄 등 규정의 존재와는 별도로 독자적 존재의 의의가 있음을 우리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안보의 위협과 어려움이 따르는 국보법 개폐 문제를 놓고 소모적 논쟁에 온 나라가 술렁이며 국력을 낭비한다면 가장 좋아할 사람이 과연 누구이겠는가? 아마도 북한의 김정일정권 과그 추종세력들임은 너무도 확연한 사실이다. 만약 북한이 남북협상의 전제조건으로 한 동안 잠잠했던 국보법폐지라는 카드를 공식적으로 들고 나온다면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따라서 이문제로 인한 여야 정치권의 격렬한 투쟁과 사회적 갈등의 심화는 그 자체로도 북에게 우리의 허점과 새로운 빌미를 줄 수도 있음을 우리는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국보법 폐지론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여러 가지 이유 중 가장 중요한 이유로 선진국에 걸 맞는 인권의 보장을 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묘한 것은 과거에는 주로 피해를 받을 개연성이 있는 힘없는 쪽에서 국보법의 개폐를 주장해 왔으나 이번에는 이 법을 운용하는 입장에 있는 여권에서 오히려 폐지를 주장하면서 또한 기어코 관철하겠다는 뜻으로 비춰지는 점이라 하겠다.
바라건대 정치권은 이렇듯 중요한 인권과 국운이 걸린 국가안보의 문제를 당리당략차원으로 끌고 가지는 말아주었으면 한다.
어떠한 결정을 이미 당론으로 결정해놓고 무슨 대화나 여론수렴이 이루어지겠는가 하는 점에 유의해주기를 바라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 최고의 가치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수호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아무리 인권이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사회라 하더라도 지유민주주의 체제 그 자체를 전복하려는 자유까지 허용해 줄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체제 수호를 위해서는 허용과 관용에도 한계가 있어야 함을 우리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한나라의 체제는 한번 무너지면 다시 회복 할 수 없는 것이므로 국가의 안보에는 한 치의 허술함이나 안이한 판단은 절대 금물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부디 여야 정치권이나 입법부에서는 사법부의 판단과 국민의 여론을 겸허하게 수렴하여 보다 현명하고 대승적인 자세로 신중히 대처해주기를 간곡히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