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로 곧게 뻗은 잣나무와 물 맑은 계곡 등으로 둘러싸여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자연 속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삼정초등학교(교장 한태연). 지난 15일 오후 이곳에서 요란한 연주 소리가 울려 퍼져 적막을 깨운다.
바로 타악기 동아리 "두드리"의 연주소리가 그것. 3학년에서 6학년까지 모두 16명의 학생들이 저마다 악기 하나씩을 앞에 두고 조승미(23, 노아의집 소속) 교사의 지휘에 따라 신나게 두드린다. 지휘 교사의 손짓 하나라도 놓칠까 집중해서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도 예뻐 보인다.
"두드리"의 구성원은 모두 32명. 삼정초교 16명의 학생 이외에 학교 인근 사회복지시설 "노아의 집" 장애아동 16명이 더 있다.
본래 "두드리"는 지역 내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어우러지는 활동을 통해 장애아동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자 지난 3월 "노아의 집"이 주축이 돼 결성했다. 어린 시절부터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꾸준히 접촉을 하게 되면 어른이 된 후에도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뿐 아니라 문화체험의 기회가 적은 아이들에게 욕구충족의 장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
1학기에는 이론과 기본적인 리듬 등을 익히고 2학기부터 직접 악기를 들고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고 있다. "노아의 집" 아이들이 진도가 빨라 이번 연습은 삼정초교 아이들 위주로 이뤄졌다.
아이들 앞에는 가죽을 이용해 직접 만든 큰 북도 있고 기름통을 찌그러트려 예쁜 은빛으로 모양을 낸 악기도 있다. 아이들은 그동안 연습한 실력이 있어 연주를 곧잘 한다. 가끔 틀리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호흡이 꽤 잘 맞는다.
뭔가를 해내겠다는 표정의 아이들은 "한 번 치고 나면 귀가 멍하지만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며 즐거워한다. 연주를 할수록 아이들 스스로도 모르게 흥에 겨워 몰입하는 모습이 정말 진지하다.
조승미 교사는 "타악연주는 마구잡이로 두드리면 소음처럼 시끄럽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과 마음이 하나되어 그 어느 소리보다 아름다운 음악이 된다"며 "처음에는 잘 못 따라하던 아이들도 계속 연습하고 흥미를 갖게 되면서 이제는 모두 잘한다"고 말했다.
이제 며칠 후면 삼정초교 가을 운동회가 개최된다. "두드리"는 이날 그동안 연습한 기량을 맘껏 발휘해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두드리"의 멋진 공연은 비록 작은 규모지만 진정한 교육상을 실현하는 참된 학교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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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4년 0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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