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14년 7월 통합 지방자치단체의 출범을 목표로 2010년 10월 1일에 여야 합의로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관련 시군구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통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자율통합을 유도하면서 일차적으로 구랍(2011년 12월) 31일까지 관련 시군구의 신청서를 접수했다. 창원시와 함안군이 통합신청을 완료했다. 정부는 신청기한이 만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통합을 유도할 예정이다.
이번 정부의 시군구 통합계획은 1990년대 도농통합에 의한 시군구 통합에 비해 제도적인 장치뿐만 아니라 인센티브 측면에 있어 획기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특별법에 의해 뒷받침되고 통합 후에도 기존에 향유했던 기득권이 보호되면서 새로운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관련 시군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합종연횡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 포천시도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동참하면서 그 동안 소외되고 차별받았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그동안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하여 포천시의 위상과 소속은 다양하게 논의되어 왔다. 경기북도 신설, 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 포천-연천-철원 등이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 포천시가 어느 조합에 속해야 하는가가 관건이다. 포천시의 발전에 가장 기여할 수 있는 조합을 선택해야 한다. 이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포천시의 현안과제이다. 군사시설보호구역과 수도권정비계획법(이하 수정법)에 의한 규제일 것이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은 국가안보상의 문제이고 점차적으로 완화되고 있으며 일정상 보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정비계획법상의 규제는 포천시 전역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으며 향후에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포천시는 낙후된 지방이면서(2011년 재정자립도 전국평균 51.9%, 포천시 32.1%) 수도권에 위치한 경기도에 속해 있다는 사실로 여타의 수도권 지자체와 동일한 규제를 받고 있다. 실제로 포천시는 경기도의 용인시(재정자립도,69.4%)·화성시(59.0%)·평택시(52.7%)·파주시(52.4%)·안산시(49.3%)·안성시(40.2%) 등과 수정법상 동일한 성장관리권역이 속한다.
일차적으로 철원군과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
따라서 포천시는 시군구 통합과 관련하여 수정법상의 규제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이번 시군구 통합이 포천시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이다. 인사(人事)에는 기회가 있고 천리(天理)에는 때가 있다. 슬기롭게 대처하여 영원한 지역발전의 초석을 다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준과 관점에 의해 포천시는 어느 방향으로 통합되어야 하는 가를 검토해야 한다. 첫째, 경기북도의 신설을 고려해 보자. 경기북도가 신설되는 경우에는 포천시가 의정부시·남양주시·고양시 등 대도시를 비롯한 여타 9개 시군이 함께 새로운 경기북도에 포함되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또한 분도에 의한 새로운 광역자치단체의 신설은 현재의 정부 행정구역 개편 방향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둘째, 의정부-양주-동두천에 포함되는 경우이다. 마찬가지로 수도권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통합시의 수위도시인 의정부시의 영원한 변방으로 머무를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포천-연천-철원의 대안이다. 연천은 수도권에 속하기 때문에 연천과 통합하는 경우는 여전히 수도권이다. 그리고 연천은 독자적으로 수정법 규제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구랍 8일 김문수 경기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연천군에서 회동하여 강화군, 옹진군, 연천군을 수정법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도권 정책전환을 위한 논의’를 채택한 바 있다.
따라서 포천시는 철원군과 통합을 일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포천시가 철원군과 통합할 때 어느 광역자치단체에 속할 것인가이다. 포천시 입장에서는 경기도보다는 강원도를 고집할 필요가 있다. 강원도 속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수정법의 규제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고 부수적으로 시군 통합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으며 지방으로서 또 다른 더 큰 혜택을 보게 된다.
이때 포천시민들의 반대가 있을 수 있다. 비록 그 동안 각종 규제를 받았지만 수도권에 속해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위안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심리적인 측면과 실질적인 측면을 저울질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명분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규제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것인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철원군과 통합하여 강원도로 소속을 변경시키는 경우 반대급부는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포천시는 그 동안 수도권 규제 해제만을 주장해 왔다. 규제만 해제되면 자생력을 갖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원도로 편입되면 수도권 규제해제는 물론이고 지방으로서 해택을 보게 된다.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는 단지 규제의 유무에 끝나지 않는다. 지방교부세를 비롯한 각종 중앙정부의 지원 기준자체가 상향 조정되고, 지역개발과 관련하여 낙후지역 개발촉진을 위한 개발촉진지구 지정을 비롯하여 각종 지역개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야 말로 일석삼조의 삼조의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통합에 따른 중앙정부의 인센티브, 수도권 규제완화, 지방으로서의 정부정책 상의 혜택이 이에 해당된다. 실제 그 효과는 우리가 현재 상상하고 있는 그 이상일 것이다.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가 되는 것이 유리하다
몇 가지 구체적인 예를 들면 공장의 신증설과 함께 수도권 공장들이 정부지원을 받으면서 이전하고, 대학 신설과 함께 수도권의 대학 이전이 활성화되고, 인구와 산업시설의 증가로 말미암아 토지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땅값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모든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농어촌 혜택을 볼 수 있고, 골프장의 특소세가 인하될 것이다. 여러 요인에 의해 사람이 모이고 기업이 입지함에 따라 고속도로와 전철은 포천시가 요구하지 않아도 정부가 알아서 건설해줄 것이다. 정부는 인구가 늘어나고 수요가 있는 곳(유권자가 많은 곳)에 우선적으로 사회간접자본시설을 투자하게 되어 있다.
현재 철원군에서도 포천시와 통합을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런데 철원군은 포천시와 통합 후 경기도로 편입되기를 바란다. 수도권으로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현행 시군구 통합 특례에 의하면 통합 후에도 기득권이 보호되기 때문에 철원군은 포천시와 통합하여 경기도로 편입되는 경우에도 기존에 지방으로서 누렸던 혜택을 존속시킬 수 있다. 철원군는 꿩먹고 알먹겠다는 의도이다.
따라서 철원군을 설득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다음 단계의 과제이다. 철원군은 냉철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로 편입되는 경우 경기도 혹은 수도권의 변방으로 전락하게 된다. 반대로 포천시와 함께 강원도에 머물러 있으면 강원도 내에서 인구(포천시 16만, 철원군 5만, 총 21만)와 면적(포천시 827㎢m 898㎢, 총 1,725㎢)에 있어 경쟁력 있는 자치단체가 되면서 수도권을 향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현행 민선자치 하에서는 규모가 큰 곳이 더 많은 지원을 받게 된다.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주시는 강원도에 속해 있으나 지방이라고 괄시받지 않는다. 오히려 강원도의 핵심도시로 키우고 있으며 수도권과 가장 가까운 지방이라는 측면에서 대학과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실제로 원주시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꿈꾸고 있다. 강원도에 속할 포천시와 철원군은 제2의 원주시가 될 수 있다. 원주시가 수도권을 향한 남쪽 교두보라면 포천시·철원군은 북쪽 교두보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포천시와 철원군뿐만 아니라 연천군도 동일한 문화권과 정치경제적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후삼국시대에는 태봉국의 영향권 하에 있었으며 현재에는 접경지역이면서 낙후지역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3개의 자치단체가 궁극적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포천시가 주도권을 갖고 철원군과 통합을 먼저 성사시켜 수도권에서 벗어난 후에 연천군을 통합하는 순서를 취해야 한다. 국회의원 선거구가 같다고 해서 먼저 연천군과 통합을 추진하게 되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되어 수도권에서 빠져 나가기가 어려워질 수가 있다.
현재 연천군의 경우 수도권 규제 권역에서 독자적으로 탈출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나 현재 상황이 녹녹치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수도권 규제에서 벗어난다는 전제하에서 포천시와 선통합 후에 철원군과의 통합을 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분명한 전제하에 연천군과 통합을 논의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먼저 철원군과의 통합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자치단체 간 이해관계 조정, 지역주민 공감대 형성 전제돼야
포천시가 철원군과 통합하는 경우 현재 인구는 21만에 지나지 않으나 머지않아 30만에 도달하게 될 것이고 연천군까지 통합하는 경우(현재 26만)에는 그 시기는 단축될 것이다. 시군구 통합특별법에 의하면 인구 30만 이상, 면적 1,000㎢ 이상인 자치단체(인구 50만 이상인 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는 대도시로 인정되고 광역사무의 권한이양과 함께 토지이용 계획 수립에 있어 자율권을 갖게 된다. 따라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자족적인 지역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구역의 통합은 무엇보다도 관련 자치단체 간의 이해관계 조정과 지역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통합 협상 과정에 있어 기본적인 사항이 충족되면 서로 양보하는 미덕이 필요하다. 인구와 지역경제 측면에서 볼 때 포천시가 철원군보다는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포천군이 주도권을 행사하기보다는 가장 핵심적인 요건(규제해소)만 충족되면 새로운 청사입지를 비롯한 여타 사항에 대해서는 대폭 양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통합과정에 있어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상호간 이해관계가 상충될 수도 있다. 따라서 다양한 대안의 제시와 함께 활발한 토론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포천시청, 지역언론, 시민단체, 지역주민 등의 참여하에서 통합에 대한 공론화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