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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의 문화에세이] 김정일 죽음에 대한 사유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1년 12월 29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권력이 허무하고 무상하다는 뜻으로 ‘권불십년’이란 말이 회자되지만 북한의 경우에는 좀 고쳐야할 것 같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일가가 삼대에 걸쳐서 집권하는 것을 보면 그들의 권력은 영원한 것 같은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김일성 일가의 65여년의 철권통치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튀니지에서 불기 시작한 중동의 민주화혁명의 불길과 오렌지 혁명의 바람이 북한에는 씨가 안 먹히는 것을 보니 얼마나 철저하게 민중들을 봉쇄하고 있는지 가공할 일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와 함께 정상회담을 하였던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후 김정일의 운명도 그리 길지는 못하였다. 뇌출혈의 후유증으로 시달리다 급기야 심근경색으로 급사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북한의 민중들이 그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어야 했던 37년간의 독재정권도 그의 운명을 바꿀 수는 없었다. 비록 그의 아들 김정은이 또 다른 철권정치의 바통을 이어받아 세계 공산주의 역사에 없는 삼대 세습을 실현했지만 북한이 언제 오렌지 혁명의 열기에 휩싸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김정일의 장례식에 조문을 가는 문제로 보수와 진보 진영이 서로 각을 세우며 논란을 한 것은 북한의 남남갈등의 작전에 말려들었다는 보수신문의 보도는 아무래도 국민들의 정치적 수준을 무시한 것이 아닐까. 설혹 진보적 사상을 가진 시민이나 야당이 있다고 하더라도 삼대세습을 자행하는 무모한 정권을 지지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남북교류가 지금처럼 꽉 막혀 통일에 대한 논의나 핵무기 협상 등에서 남한이 배제되는 국면은 국익에 그리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을 할 뿐이다. 북한의 핵무기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누구도 확답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북한과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은 한반도와 한민족의 안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계산은 어렵지 않은 것이다.

김정일 체제에서 벌어졌던 박왕자 피살사건, 천안함 사건, 연평도 피폭사건 등을 김정일에게 책임을 돌리고 김정은과 화해의 관계를 만들려는 움직임은 그런 의미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이루어진 금강산 사업이나 개성공단 등으로 북한 군부에게 ‘달러벌이’를 하게 함으로써 독재체제를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보수진영의 주장도 있지만 그것은 한국이 없으면 그 사업이 중단되리라는 착각에서 기인한다.

북한은 이미 중국 등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그 이권에서 한국을 배제하려고 시도하고 있고 그것은 실제상황이다. 중국은 백두산 개발과 나진. 선봉 등을 개발하고 점점 그들의 영향력을 심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되면 통일은커녕 북한이 중국의 완벽한 속국이 되어 조상들이 지켜온 두만강과 압록강의 국경선이 무너지는 상황이 올 수 있음을 각오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은 신라가 나당 연합군으로 고구려와 백제를 무너뜨렸지만 실제로 우리 민족의 활동무대가 반으로 줄어드는 우매한 결과를 낳았지 않았던가.

이제 북한은 김정일의 시대가 가고 김정은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의 나이 약관 27세에 불과하여 통치기반이 약하지만 장성택과 김경희, 그리고 강력한 군부가 선군정치의 구호아래에서 굳건하게 지지해주는 상황에서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남북갈등으로 인해 한국에 득이 될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국민들은 MB정권으로 조성된 위기 상황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김정은이라는 미숙한 통치자에게 핵무기가 맡겨져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를 국제정치나 경제적으로 불리하게 몰아가면 핵이란 불장난에 대한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남북경협이나 교류를 통해서 남북한이 함께 윈윈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도록 설득하여야 할 것이다. 필자는 김정일의 죽음에 대한 시를 이렇게 적어보았다.

영원할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더라
천하를 호령하던 그 자가 맥없이 쓰러지니
인생이란 게 한줌의 모래알 같아
수십만을 강제수용소에 몰아넣고
겹겹이 호위병으로 둘러쌓아도
운명의 쓰나미는 막을 수 없더라
호탕하게 웃으며 통일조국 외치던 그 자가
분단의 벽만 더 높이 쌓았을 뿐
자신의 보신밖에는 못한지라
하늘이 그 위선을 벌했는지도 모르지
이집트의 미이라가 되어
무한한 존재를 구한다고
방부제로 시신을 감싼다고 한들
한번 죽은 몸이 다시 살아나겠는가
예수의 부활은 육신의 것이 아니라
영혼과 말씀이라는 걸
권력의 후계자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라
삼대세습으로 무모하게 권력을 연장한들
허리 잘린 한 민족 분단의 아픔이
조금도 치유되지 못하리니
아서라, 민족의 분단과 민중의 억압이
분노의 불길로 타올라
백두대간 봉우리마다 봉화처럼 솟아오르고
서해 남해 동해 파도가 해일이 되어 밀려오니
그대 영혼이 되어서라도 유언하라
남북한 권력자들이여
이제 이데올로기 무기를 내려놓고
평화와 화해의 손을 내밀어
통일조국을 만들기를 기원하라고

박정근 /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이해조문학회 회장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1년 1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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