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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132] 이성적으로 판단해라

도색(桃色)과 황색(黃色)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1년 12월 25일
 
↑↑ 이규임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 (주)포천신문사 
항간에 나도는 도색(桃色)이란 말은 옛부터 사용되어온 말이나 황색(黃色)은 그렇지 않다. 황색은 근대 이후부터 사용된 말이다. 6.25 전쟁 후 서양문물(西洋文物)이 밀려들어오면서 황색이란 말도 함께 따라왔다. 전통적으로 도색은 연예(演藝)와 관계가 깊은 말이고 황색은 언론(言論)과 관계가 깊은 말이다. 도색은 남녀 간의 애정(愛情)과 관련이 있고 황색은 신문기사(新聞記事)와 관련이 있다.

도색은 핑크(pink)빛에서 출발한 것이고 황색은 옐로우페이퍼(yellow paper)에서 출발한 것이다. 황색신문(黃色新聞)에서 출발한 것이다. 도색이 원인제공자(原因提供者)라면 황색은 그것을 쫓는 파파라치(paparazzii)다.

연예인의 동정(動靜)을 다룬 신문에서 핑크빛 염문설(艶聞說)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가끔 보았을 것이다. 핑크는 우리말의 분홍색을 말하는 것이다. 많은 색깔 중 왜 분홍색이 남녀 간의 애정(愛情)을 상징(象徵)하는 색깔이 되었을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설레어 얼굴에 홍조(紅潮)를 띠게 되기 때문이다. 홍조 띤 피부색이 분홍색과 비슷하다고 하여 분홍색이 남녀 간의 애정을 상징한 색깔이 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남녀 사이에 일어나는 색정적(色情的)인 일을 분홍색인 복숭아꽃 빛깔에 비유하여 도색(桃色)이라고 표현하게 된 것이다.

색깔과 관련된 단어에 황색(黃色) 저널리즘(journalism)이란 것이 있다. 이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독자들을 끌어들일 목적으로 발행하는 저널리즘을 말하는 것이다. 황색 저널리즘의 특성은 선정주의적(煽情主義的) 성향을 띤다는 것이다. 황색 저널리즘이란 노란 색깔의 지면(紙面)에 선정적인 기사를 실어 눈에 잘 띠도록 한데서 기인(起因)한 것이다. 도색적(桃色的)이고 선정적인 기사를 황색 지면에 몰아 실은 관계로 그리 부르게 된 것이다. 이후 옐로우페이퍼가 도색신문(桃色新聞)의 대명사가 된 것이다.

요즈음 신문이나 잡지 영화 같은 것을 보면 너나없이 말초적(末梢的)인 감각만을 쫓는다. 대중에 영합(迎合)하기 위해 자극적(刺戟的)이고 흥미 위주의 소재만 많이 다룬다. 말초는 본래 ‘나뭇가지 끝에서 갈리어 나간 가는 가지’를 뜻하는 것이다. 이는 ‘사물의 본질이나 본 바탕’을 뜻하는 근본(根本)과 상반되는 말이다. 말초는 ‘사물의 맨 끄트머리’ ‘사소한 일’을 뜻하는 말이다.

의학에서 말초신경(末梢神經)은 중추(中樞) 신경계로부터 피부 근육 감각기관(感覺器官) 따위에 연결되어 있는 신경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흔히 말초적 감각이라 할 때 말초적이란 정신이나 영혼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말초신경만을 자극하여 육체적 쾌감(快感)이나 욕망(慾望)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이른다.

이래서는 안 된다. 근본을 생각해야 하고 사물의 본질과 본바탕을 생각해야 한다. 말초적인 것만 쫓아서는 안 된다. 말초적인 것만 쫓다보면 곧 식상(食傷)하게 되고 도색에 빠지게 된다.

도색에 빠지면 자제력을 잃게 되고 끝내는 패가망신(敗家亡身)하게 된다. 도색을 멀리해야 하는 이유이다. 도색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황색 저널리즘도 문제다. 저널리즘이 자제하고 언론이 자제해야 한다. 건전하고 검소(儉素)하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근면절제(勤勉節制)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사람들을 표피적인 감성(感性)으로만 몰아가서는 안 된다. 잘못 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해줘야 한다.

감성뿐만 아니라 이성(理性)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근본을 생각하고 본질을 생각하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예(禮)와 악樂)이 조화(調和)를 이룰 수 있도록 균형감각(均衡感覺)을 키워줘야 한다. 조이기만 해서도 안 되고 풀기만 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자제하고 매스컴에서 자제해야 한다. 도색과 황색 저널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警戒)하고 반성(反省)해야 한다. 나라가 온통 말초적인 감각만 쫓아서야 되겠는가?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1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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