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잘못 알려진 사상의학
일반적으로 사상의학은 체질의학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체질이라는 말은 꼭 사상의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사상의학의 창시자인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선생은 그의 저서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서 사상인의 체형, 장부, 심리상태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섭생과 질병의 치료에 있어서도 달리 해야 한다는 이론체계와 임상적 경험을 체계적으로 기술하였는데, 이는 그 시대의 오행이론 중심의 증상의학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내용이다.
최근 ‘필상의학’이니 ‘체질 침’이니 하는 것들이 사상의학으로 잘못 이해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그 원리면에서도 사상의학의 원리를 따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깊이 있는 내용을 발견할 수 없는 한 임상가의 견해일 뿐이다. 더욱이 한의학에는 문외한인 사람들에 의하여 마구 혼용되고 상업적으로 이용됨으로써 정작 진지하게 연구되어야 할 사상의학이 도매금으로 취급되는 실정이다.
2)체질진단의 문제점
사상의 원리는 인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데, 신체를 크게 머리, 어깨 및 가슴, 허리, 엉덩이 및 다리 부분으로 나눴을 때, 머리는 새싹이 돋아나는 곧게 오르는 나무(大氣)의 형상이고, 어깨와 가슴은 여름에 꽃이 만개한 것처럼 밖으로 창궐하는 형상으로 불(火氣)에 해당되고, 허리는 가을에 열매를 맺고자 거둬 들여서 단단하게 하는 금속(金氣)에 해당되고 엉덩이와 다리는 뿌리에 해당되는데 이는 겨울에 물이 뿌리로 내려가는 것으로 물(水氣)의 속성이 형상화 된 것이다.
따라서 체형에 있어서 봄의 성질에 해당하는 태양인은 목덜미의 기세가 강하고 상대적으로 가을의 성질인 서 있는 자세가 약한 것이고, 반대로 가을의 성질에 해당되는 태음인은 서 있는 자세가 왕성하고 목덜미의 기세가 약한 것이다. 여름의 성질에 해당되는 소양인의 체형은 가슴둘레의 형세가 강하고 앉은 자세가 약한 것이고 반대로 겨울의 성질에 해당하는 소음인은 앉은 자세가 안정적이고 가슴둘레의 기세가 약한 것이다.
얼굴에 있어서도 역시 사상(四象)의 체계는 적용되는데, 귀는 소리를 듣는 것으로 위치적으로 가장 위에 해당되고, 언어를 이해하는 가장 창조성을 갖는 감각기능으로 봄의 창조적 기능을 의미하며, 눈은 빛을 통해 밖을 관찰하고 공간적 세계를 척도하는 것으로 보는 행위란 결국 불을 지펴 에너지를 확장시키는 것으로써 여름의 활발한 성장을 의미하며, 코로 냄새를 맡는 것은 잡아당기는 기운으로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므로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인 가을을 의미하며, 입으로 맛보는 것은 땅에서 나오는 모든 것을 깊이 빨아들여서 감별하고 정미로운 물질을 저장하는 겨울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고 듣는 것은 밖으로 향하고 위로 오르는 양의 기운(陽氣)이며 냄새 맡고 맛보는 것은 안으로 향하고 밑으로 향하는 음의 기운(陰氣)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즉 봄의 성질인 태양인은 창조적인 인식능력의 발달에 비해 가을의 강성영역이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고, 반대로 태음인은 풍부한 감성능력의 발달에 비해 창조적 인식능력이 취약할 수 있다. 소양인은 눈을 통한 공간적 직관과 척도 능력의 발달에 비해 민감한 감각능력이 취약할 수 있으며 반대로 소음인은 세밀한 감각능력의 발달에 비해 직관능력이 취약할 수 있는 것이다.
체형을 통한 체질의 감별이나 인식영역의 차이에 의한 체질의 감별은 다른 여타 한의학적 진단법과 마찬가지로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무척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체질감별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어 왔지만 명쾌하게 설명할 만한 것은 아직 없으며 현재로서는 원리를 깊이 이해하고 다양한 임상증세를 참고하여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3)대체의학으로서의 사상의학의 가능성
모든 세계가 경제 제일의 정책을 펴고 있는 이 때에 의학부분에 있어서도 생명공학과 산업의 만남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사상의학이야말로 우리 고유의 전통을 바탕으로 한 민족의학으로서 인접학문과 관련산업의 폭 넓은 투자와 관심이 이뤄진다면 세계적으로 붐이 일고 있는 대체의학의 큰 획을 긋는 이정표가 될 것이며 더 나아가 문화의 꽃을 피우는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