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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풀피리는 우리 민족의 원초적인 악기

오세철 포천국악협회 회장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4년 09월 11일

 요즘 아름다운 우리의 문화가 점차 사라져가는 듯 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전통 문화 중 특히 풀피리는 서민적인 문화라 할 수 있다.


풀피리는 한자어로 초금(草琴), 초적(草笛)이라고 하는 우리 전통악기다.


꽃은 꺽어 머리에 꽂고 입은 꺽어 초금불고


참 흥겹고 정서적인 말이다.


그저 보통 사람들이 어릴적에 아무런 의미없이 풀잎이나 나뭇잎을 뜯어 입에 대고 삐∼ 삐∼ 하고 불렀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이 처음 풀피리를 불기 시작했을 때에도 아무런 의미없이 풀잎 한잎 뜯어 입에 물고 불기 시작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풀피리의 역사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고려악에 도피피리가 있다고 하였다. 도피피리는 복숭아 나무껍질을 벗겨 초적을 만들어 부는 것이며, 조선 성종(1493년) 때 성현(成俔)·유자광(柳子光)·신말평(申末平) 등이 왕명을 받들어 편찬된 우리나라 최고의 궁중음악서인 악학궤범에 풀피리 재료와 연주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 내용에는 나뭇잎이나 풀잎을 동그랗게 말아 입에 물고 버들 피리처럼 부는 방법과 나뭇잎이나 풀잎을 약간 접어서 입술에 대고 휘바람 불 듯 부는 방법이 기록되어 잇다.


이밖에도 조선왕조실록에 연산국놔 중종때에는 풀피리를 잘 부는 악사르 선발하여 궁중에 두어 풀피리를 연주케 했다는 문헌이 있으며, 영조때에도 대왕대비전 진연(進宴)에 주악을 담당햇던 궁중악사인 관현맹인(管絃盲人)이라는 이름까지 진연의궤(進宴儀軌) 남아있다. 근래에 와서는 1930년 일제시대 때에 강춘섭(姜春燮)이라는 남도 사람으로 소리에 능하고 초금을 잘불어 남도 휘모리와 굿거리를  LP음반으로 남아있다.


연주방법에 갈대잎과 같은 잎을 동그랗게 말아서 부는 방법이 있는데 음이 단조로워 버들 피리처럼 강원도 지역의 메나리 가락이 될뿐이고,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나뭇잎이나 풀잎을 위쪽에서 약 5mm 정도 접히게 양손 엄지와 검지로 잡아 아랫 입술에 대고 윗입술 사이로 휘바람 불 듯 불면 윗입술에 접힌 풀잎이 진동하며 청아한 피리 소리가 난다. 이를 수없이 연습하면 정확한 음을 터득하는데 멜로디만 알면 어떤 곡이든 연주가 가능하다.


이처럼 풀피리는 정서적이면서도 풀피리를 부는 사람에 따라 서도지역의 애잔한 가락과 강원도의 메나리조, 경기의 경쾌한 가락, 남도의 산조·시나위 가락을 연주할 수 있다.


이제 풀벌레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는 가을이다. 바람 선선한 날, 풀잎 하나 들고 불어보는 풀피리 소리가 정겹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4년 0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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