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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땅끝까지 19=양주승] 목적지에 도착하니 눈물이…

- 19일간 걸어온 길이 영상화되어 스쳐 지나갔다
양주승 기자 / rot7114@hanmail.net입력 : 2011년 12월 07일
<남창에서 목적지 땅끝마을까지> - 2011년 5월 30일 맑고 걷기 좋은 날

ⓒ (주)포천신문사

드디어 오늘은 땅끝 마을에 도착하는 날이다. 박 권사도 마음이 설왕래 했는지 새벽 4시 30분경에 일어나 짐을 챙긴다. 좀 더 자도 된다고 해도 어제 빨래해 놓은 것들을 배낭에 그냥 담는다. 우리는 아침예배를 드리고 아침 6시 모텔을 나와 땅끝 마을로 간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과일과 빵을 사야 한다. 상점들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다행히 과일 가게 한 집이 막 문을 열고 있었다. 빵은 못 사고 토마토 큰 것으로 4개를 사가지고 땅끝을 향해 부지런히 걷는다. 오늘은 박 권사가 카트를 끌고 앞서서 걷는다. 뭐가 그리 바쁜지 빠른 걸음으로 앞서간다. 천천히 가자고 소리를 쳐도 뒤도 안돌아보고 부지런히 걸으니 나도 빠른 걸음으로 따라간다.

얼마쯤 걸었을까. 배가 고프다. 식당을 찾아봐도 식당은 없고 구멍가게도 없다. 쉴만한 그늘이 있어 토마토 2개씩 먹으니 요기가 된다. 해남에는 마늘을 많이 심는 것 같다. 나는 마늘을 참 좋아한다. 이 풋마늘 까서 찬 밥물에 말아 된장에 풋고추 찍어 먹고 싶은 마음 정말 간절하다. 그러나 돈으로도 할 수 없다. 인가(人家)가 없고 식당도 없으니 허상이다. 와! 누가 이 많은 마늘을 다 먹을까 할 정도로 보이는 곳이 다 마늘밭이다.

오늘은 월요일이라 마늘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산과 바다와 마늘밭의 풍경이 한 폭의 산수화 같이 아름답다. 지금 나는 해안도로를 걷고 있는데 구불구불한 길에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길을 걷는다. 저 멀리 땅 끝 전망대 타워가 보인다. 아이고, 저기만 가면 목적지 다 가는데 전망대는 보여도 길이 구불구불하여 아직도 먼 거리다.

포천신문사 이상창 국장님한테서 전화가 온다. 최호열 대표님과 주부명예기자 단원 두 분이 함께 해남땅끝 마을을 오고 있다고 뜻밖에 일이다. 포천에서 해남 땅끝까지가 한두 시간 달려서 오는 길이 아니고 일곱 시간 남짓 걸려야 올 수 있는데 우리를 만나려고 오고 있다고 하며 오후 4시경에나 도착할 것 같다고 한다. 나는 걷는 속도를 조절하여 신문사에서 도착하는 시간과 우리가 도착하는 시간대에 만났으면 하는데. 박 권사는 빨리 도착해서 구경도 하고 점심도 먹고 쉬기도 하자고 앞서 부지런히 걷는다.

우리는 드디어 목적지 땅끝 마을에 도착했다. 시간은 오후 1시40분이었다. 우선 배고프니 식당에 들어가 전복죽을 주문해놓고 눈을 감고 기도를 한다.
‘오-하나님 감사합니다.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기도를 드리는데 눈물이 앞을 가려 기도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식당에서 큰소리를 내어 울 수도 없고 억지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안정을 취하지만 19일간의 걸어온 길이 영상화되어 스쳐 지나간다.

ⓒ (주)포천신문사

이제 먹고 싶은 것 다 먹을 수 있고 힘들여 걷지 않아도 내가 가고픈 곳 다갈 수 있고, 나는 오늘 이 시간부터 구름골의 자유인이다. 지금까지는 걸어서 해남 땅끝까지 가야한다는 나와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나와의 약속의 구속자였다. 주문한 전복죽이 나와 마음 편히 잘 먹고 나니 큰 아들 동옥이가 도착했다. 큰 지도에 출발할 때부터 땅끝 마을까지 도착할 때까지 전화 통화로 매일 내가 지나온 지명을 확인해서 스티커와 사진을 붙인 지도를 선물로 가지고 왔다. 시간은 오후 4시가 되었는데 이 국장님 전화가 왔다. 오후 5시가 넘어 도착하겠다고.
‘알겠습니다. 조심해서 오세요’

포천에서 이곳까지 부족한 우리를 취재하고 격려차 여러분이 오신다니 한편으로는 너무 고맙고 한편으로는 대단히 큰 신세를 지는 것 같고 어찌하든 나는 포천신문사에 큰 빚을 진 사람이다,

海不讓水(해불양수). “바다는 물을 사양하지 않는다.” 바다는 어떤 물도 사양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는 말로 “덕이 많은 사람은 모든 사람을 포용한다는 말”이지만 나는 오늘 내 앞에 보이는 바다를 보면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생산성의 바다를 보고 있다. 바다는 인생사다. 내가 살면서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그 인연 안에서 함께 살아왔지만. 부부의 연을 맺은 박 권사는 결혼 1년 만에 내가 군입대하여 36개월간의 군복무중 가난한 살림에 시부모님 모시고 갖은 고생 다하고 이제 노년기에 접어들어 천릿길을 걸으며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따라와 준 박 권사가 너무 고마워 바다를 배경으로 청해(淸海)라는 호를 지어 박 권사에게 선물한다.

‘박 권사는 오늘부터 청해야 淸海!’
박 권사도 내심 감동하는 것 같았다.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푹신한 흙을 밟으며 숲길을 걸으며 참 행복했습니다. 욕심도 사라지고. 근심도 사라지고. 마음에 깊은 편안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나도 모르게 욕심의 길 권력의 길 죄악의 길을 찾아 걸었습니다. 발길을 돌려서 진리의 길을 가고 싶습니다.

포천신문 독자 여러분! 그동안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너무나 부족한, 제가 걸으며 일기 쓴 기고문을 읽어주시고 성원해 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끝>

*다음호에서는 ‘걸어서 땅끝까지’마지막 연재로 19일간의 여행 후기가 이어집니다.

ⓒ (주)포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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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승 / 포천신문 자문위원회 고문, 포천신문 사진동호회 회장, 포천시법원 민사조정위원회 위원장
양주승 기자 / rot7114@hanmail.net입력 : 2011년 1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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