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사회환경 및 의식의 변화로 인해 화장 후 봉안하는 장법(葬法)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화장에 대한 인식은 조선시대의 억불숭유정책에 의해 화장이 금기시되어 왔으며, 일제시대를 거치는 동안 후손이 없거나 무연고자나 결혼이전에 사망한 연소자, 그리고 묘지를 구할 수 없는 저소득층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인식해 왔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과 함께 여러 가지 정황으로 주민들이 시설의 입지 자체를 반대하고 계획의 취소를 요구하며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주민과 주민 간의 갈등이 발생함으로써 장사시설의 입지선정을 둘러싼 사회갈등이 심화되어 그 설치를 어렵게 하고 있다.
2009년말 기준 포천시의 화장율은 경기도 평균 72%보다 높은 88.4%에 달해 포천 주민은 한해 900명 이상이 수원, 성남 등 원정화장을 떠나고 있으며 화장예약이 빌리면 4일장이나 5일장을 치르는 불편을 겪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약 1천만 원 내외가 된다고도 한다.
20여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늘 안타까운 것이 시민을 위한 사업이었는데 지나고 나서 바라보면 그게 어디가 잘못 되고 내 능력이 부족했는지가 훤히 보여 지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추모공원에 대한 문헌자료도 들춰보고 현장을 최대한 벤치마킹했다.
세종시 은하수 공원과 수원연화장은 현대식 건물로 주변에 조성된 공원과 어우러져 화장장이라는 색채를 발견할 수 없었다. 계속해서 벽제추모공원 현황을 살피기 위해 고양시청을 방문했다. 담당공무원은 벽제추모공원 주변지역은 70년대 초 GB지역으로 규제되어 있고 서울시에서 장사시설과 주변지역의 투자에 인색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2012년도에 리모델링을 할 것이라는 현수막을 보았다.
다음은 지방에서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시설을 살폈다. 천안추모공원은 마을대표의 말에 따르면 건립까지는 찬․반 주민 간에 갈등이 컸으나 지금은 지역의 고용창출과 수익을 위한 시설로 자리를 매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홍성추모공원에 도착해서는 우연하게 바로 연접지역에서 배추밭을 살피고 계시는 농부를 만났다. 농부에게 농작물의 피해를 물어 보았다. “농작물 키우는데 아무런 지장 없어유. 왜 반대를 하나유?” 농부의 이런 말씀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강원도 춘천화장장은 낙후되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내 마음을 찌푸리게 하였다. 다행히 개발계획에 따라 남춘천 IC 인근지역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방문한 인제의 하늘내린도리안 추모공원은 주민들이 발전기금으로 태양광 사업을 하면서 연간 소득이 만만치 않다는 소식과 함께 산길을 내려오니 내린천 레프팅 관광지가 눈에 띄었다. 내린천 레프팅 관광지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흔적은 느끼지 못했다.
이어서 공사가 한창인 용인시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건설관계자는 공사기간이 약 2여년 된다고 하면서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인원은 약 200여명 이상이며 투입되고 있는 인력 및 장비는 지역주민들과 협의하여 사용(채용)한다고 하면서 많은 근로자가 주변지역에서 숙식도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내가 만나고 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지의 장․단점을 떠나 시설준공까지의 과정은 다들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나 시설 가동 중인 주변지역의 농작물, 거주형태, 주민건강 등에는 변화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들이었다.
그리고 신라문화의 메카 경주시도 지난 2008년 부지를 확정하여 화장로 7기의 경주하늘마루공원 건립공사가 약 60%이상 진행되고 있었으며, 우리나라에서 자연경관이 뛰어나다는 경남 남해군도 추모누리공원을 1997년도 조성하여 주민들에게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포천시가 추진하는 추모공원은 8개 지자체가 공동투자하여 화장로 10기, 봉안당, 자연장지가 조성되고 유가족과 조문객을 위해 편익시설과 주변녹지를 조화롭게 단장하여 엄숙한 분위 속에 생의 마지막 예식을 치루기에 어울리는 장소로 조성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추모공원사업은 나무도 보고, 숲도 보는 지혜를 가지고 “안된다(NO)”가 아닌 “생각해보자(Maybe)”라고 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지 제언하면서 끝을 맺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