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강진까지 가는 날이다. 코스가 짧아 여유가 있다. 월출산에 안개가 끼고 보일 듯 말 듯한 바위산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풀치재를 넘으면서 하춘하씨의 영암아리랑을 흥얼거린다.
달이 뜬다 달이 뜬다/영암 고을에 둥근 달이 뜬다/달이 뜬다 달이 뜬다/둥근 둥근 달이 뜬다/월출산 천왕봉에 보름달이 뜬다/아리랑 동동 쓰리랑 동동/에헤야 데헤야 어사와 데야/달 보는 아리랑 님 보는 아리랑….
아름다운 국립공원 월출산과 호남의 젖줄 영산강이 에워싼 아스카 문화의 발상지 영암! 고대로부터 고려까지 한중일 교역의 중심지가 되었던 유서 깊은 고장, 왕인 박사와 도선국사 등 수많은 인걸이 태어난 고장, 월출산의 기를 받아서인가. 왕인 박사의 소통과 상생의 정신을 널리 공유할 수 있는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곳이라고 홍보하는 영암을 뒤로 하고 걷다가 안개구름 밀치고 내미는 월출산을 사진에 담으며 힘든 줄 모르고 풀치재를 넘었다.
영암군 토질은 유난히 붉은 황토 땅이다. 대단위 야산을 개발하여 붉은 황토에서 특산물 황토고구마 단맛과 과육이 풍부한 황토 배를 생산한다. 특히 영암은 무화과의 전국 생산량 70%를 생산하는 고장이다.
몇 년 전 영암을 여행하며 영암 짱뚱어탕을 맛있게 먹었는데 이번 여행에는 짱뚱어탕을 먹지 못하고 강진으로 걷고 있다. 지금은 철이 아니라 가을쯤 오셔서 먹으라고 권한 식당도 있었다. 지금까지는 13번 국도를 이용하였으나 풀치재를 넘으면서 2번국도 삼남대로(다산의 유배길)을 따라 걷는다. 강진군 땅에 들어섰는데도 월출산은 보인다. 날씨도 화창해서 구름 한 점 없어 뾰죽뾰죽한 바위산 월출산을 볼 수가 있었다.
ⓒ (주)포천신문사
자동차로 영암에 와서 월출산을 등산해보겠다고 스스로 약속을 한다. 이제 걷는 것에 이력이 나서인지 다리 아픈 줄도 모르고 걷는 것이 재미있다. 내 장다리가 씨름선수 다리 같다. 박권사 다리 종아리도 골프선수 다리 같이 된 것 같다. 보름 넘게 걸어보니 내 몸 상태도 변화가 온 것 같다. 배도 들어간 것 같고 밥은 먹어도 돌아서면 배고프고 바지는 헐렁하고 얼굴도 작아진 것 같다.
일 년에 한번 정도는 이 정도의 여행을 하면서 여유 있는 노년기를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하고 싶다고 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준비된 자만의 특권으로 여행을 할 수 있다.
강진 땅에 들어서니 딸기농장이 많이 보인다. 하우스에서 딸기를 재배 생산한다. 강진읍 외곽을 지나 해남방면으로 방향을 잡고 얼마쯤 걸으니 아미산 모텔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숙박 하고 내일 해남군 남창면까지 가야 한다. 아미산 모텔은 너무 외진 곳이라 식사문제가 걱정이었다.
멀리까지 걸어가야 식사할 곳이 있었는데 짐을 풀고 나면 한 발짝도 걷기가 싫었다. 앞으로 걸어서 여행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모텔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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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승 / 포천신문 자문위원회 고문, 포천신문 사진동호회 회장, 포천시법원 민사조정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