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어둠을 밝힌다는 것은 힘센 권력과 맞장을 붙어 해결될 수 없지만 빛이 없이 살아가는 자들이 불속으로 뛰어드는 어리석은 짓을 가만히 놔두면 양심이 모가지에 걸린 가시처럼 자꾸 아파온다 골방에 앉아 시만 쓰면 될 일 같지만 그렇게 해서는 목 속의 가시를 꺼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세상에 삿대질을 하면 내속이 순수하지 못하다고 윽박지른다 만약에 이 칠흑 같은 세상이 사람들의 양심을 가리는 작은 어둠이 모여서 만들어졌다면 어찌할 것인가 각자의 이익에 눈이 어두우면 자기도 모르게 작은 어둠이 암덩어리처럼 커져 세상의 어둠을 자꾸만 키운다는 것을 모르고 괜히 세상 탓만 하면 빛을 결코 올 수 없다는 것을 여명이 밝아오는 신새벽에 일어나 시를 쓰면서 깨닫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