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태어나면 서울로, 말이 나면 제주로란’ 구전(口傳)이 있는데,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시가 살기가 좋다. 편의시설도 많이 있고 대형 마트도 있어 그 동안 여행 중 필요한 물건을 어제 다 구했다. 새로 구입한 카트에 배낭을 싣고 걸어보니 새것이 좋다. 아주 잘 굴러 오늘은 한결 걷기도 편하고 많이 걸을 것 같은데 비가 많이 온다. 모텔을 나온 것을 후회한다. 이제 다시 모텔로 들어가기도 그렇고 우의를 입고 광주공항 쪽으로 해서 나주로 갈 것이다.
이번 여행 중 오늘 비가 제일 많이 내린다. 바지가 젖고 신발도 젖고 안개는 많이 끼어 걷기에 무리다. 광주공항 편백나무 길에 들어서니 나무가 울창하여 비를 덜 맞으며 걸을 수 있어 좋았으나 이내 공항길이 끝나 걷기가 참 힘이 든다. 소담초등학교 근처 노인회관 옆에 있는 정자각에서 비를 피하며 아침을 대용하여 빵과 과일을 먹는데 따뜻한 물 생각이 났으나 바램뿐이었다.
우리 부부가 여기까지 오고 나니 걷기를 즐기며 남들이 쉽사리 가지 않은 미지의 길을 즐기는 자신을 발견했고. 모든 일에 도전하고 일을 벌이기 좋아하는 천생연분의 부부임도 알게 되었다. 한 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많은 여행을 해보고 많은 체험을 통해 밋밋한 삶에서 활기를 찾고 어느 것에 매이지 않는 자유인이 되어보자고 다짐을 한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비바람을 이기며 나주를 향해 걷고 있다.
나주 가는 길은 4차선 국도인데 화물차량이 워낙 많이 다녀 위험하고 물탕이 튀겨 걷기가 힘이 들어 지도를 검색하고 스마트폰으로 샛길을 찾아본다. 광산구 요기동 작은 하천 둑길을 따라 걷는데 비닐하우스가 많아 비도 피할 겸 사람도 만날 겸 하우스 안으로 들어가니 오이를 따놓고 선별 작업을 하는 노부부를 만나 반가웠다. 잠시 쉬면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중 주인장 오이를 몇 개 가져와 먹어 보라고 하여 나도 간식으로 준비한 모닝 빵 한 봉지를 내어 놓고 오이와 빵을 곁들어 먹으니 맛도 좋고 썩 잘 어울리는 간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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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가르쳐준 길을 따라 둑길을 이용하여 가다보니 광산구 동곡동이었고 꽃게장 전문식당이 여러 곳 있었으나 손님은 없는 것 같았다. 아마 비가 많이 와서인가 보다.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꽃 게장 생각이 나서 소문난 집에 들어가 꽃 게장을 주문하여 먹어보는데 맛은 별로였다. 간판의 홍보보다는 훨씬 못한 것 같다. 이런 것을 과장광고라고 하나보다.
4차선 대로를 피하여 2차선 길로 가다보니 많이 돌고 있었다. 걷다보니 광산구가 쾌 큰가보다. 광산구는 황룡강과 영산강 휘감아 흐르고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함께하는 자연속의 도시로 호남선.경전선 철도, 호남고속도로, 광주공항이 위치한 교통의 중심지로 나주, 영광, 함평, 장성 등 인근지역의 문물이 모여드는 교역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도.농 복합도시로 7,000여 농가에서 비닐하우스와 논농사를 병행하고 국화, 장미 등 화훼류와 오이, 방울토마토 등 과채류를 생산하여 외국에 수출하는 농업이 발달한 곳이다.
또한 평동산업단지 등 5개 산업단지에 1,300여개 업체가 입주하여 자동차ㆍ전자부품, 섬유ㆍ화학제품, 타이어, 식료품, 가죽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대단위 택지개발로 인구 유입이 급증하고 있는 지역으로 날로 구세가 확장되어 광주.전남권의 새로운 신흥도시로 급부상하여 살기가 좋은 곳으로 보였다.
‘하나님 비가 그쳤으면 좋겠습니다.’ 앉아서 쉴 수도 없어 계속 걷기만 한다. 버들실 마을 유곡리를 지나니 동신대학교가 보인다. “아무리 힘들어도 동신대 앞에서 사진 촬영 좀 하고 갑시다. 박 권사!” “지나가는 학생! 우리 사진 좀 찍어줘….”
사진 몇 장 촬영하고 열심히 걸어 나주시청 앞에 모텔에서 여장을 풀고 식당을 찾으니 식당규모가 대단히 큰 배채꽃 한식전문점이 있어 홍어찜을 시켜놓고 회한의 웃음을 지으며 저녁식사를 맛있게 먹는다. 오늘 하루의 피로를 홍어찜으로 다 풀어 영산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에 날려 흑산도로 보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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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승 / 포천신문 자문위원회 고문, 포천신문 사진동호회 회장, 포천시법원 민사조정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