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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의 문화에세이] 가면극 벌이는 정치판의 진실은?


이상창 기자 / 입력 : 2011년 10월 18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정치판이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럽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후보사퇴를 조건으로 선거비용을 보전해주기 위해 돈을 주었다는 검찰의 입장과 선거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박명기 교수에게 선의로 2억을 건넸다는 곽 교육감의 주장 사이에 어느 것이 진실인가. 신재민 등 정치인들과 검찰에게 뇌물을 건넨 이국철 사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과 검찰이 비리 정치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은폐를 시도하고 있다는 이사장의 항변 사이에 누가 진실한가.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를 호화 궁전이라고 몰아세웠던 한나라당이 그보다 몇배 상회하는 부지를 매입하여 그것도 대통령 자제 소유로 처리하려 했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고 원점으로 돌리려 하고 있는 부분과 그런 시도가 단지 경호상의 어려움으로 어쩔 수 없다는 황당한 해명 사이의 너무 큰 의견의 차이를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일까.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는 지금까지 서로의 약점을 잡아 깎아내리기에 급급한 네거티브(negative) 선거를 지양하고 정책대결로 선거운동을 하는 포지티브(positive) 하게 하자고 제안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연일 박원순후보의 학력문제, 양자를 이용한 병역기피문제, 시민단체를 이용한 대기업 후원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가는 형국에 발끈한 박원순 후보는 “상식이 있고 기본이 있다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평생을 바친 사람에게 찬사를 못할망정 그렇게 비난과 비판을 할 수 있느냐. 이에 대한 분노는 나만이 아니고 많은 시민들이 느낄 것”이라고 한탄하면서 “병역비리, 투기, 위장전입, 탈세 등 부패로 얼룩진 당이 어떻게 나 같은 사람을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장관 인준 청문회 때마다 자신들이 내세운 장관추천자들이 그들이 현재 주장하고 있는 비리에 얼룩져 국민들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성희롱으로 징계차원으로 탈당한 강용석 의원을 내세워 막가파식의 공격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치관의 혼돈을 보면서 참으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 살림을 그동안 책임을 진 당사자들은 지금 디자인 서울이라는 전시행정으로 이루어진 빚투성이의 재정상태에 대해서 양극화로 살기 어려워진 시민들의 양해를 구해도 그들의 분노를 삭히기 어려운 실정이다.

셰익스피어는 “자에는 자로”라는 문제극에서 위선적 이중성으로 가면을 쓴 행정가를 보여준다. 법질서를 바로 잡아달라는 공작으로부터 일시적으로 권력을 위임받은 앤젤로는 클로디우스라는 젊은이를 체포하고 사형을 선고한다. 그가 쥴리엣과 사실혼인데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선언을 하지 않고 임신을 시켰기 때문에 성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그는 마치 정의의 사도인양 ‘법에는 법’을 외치며 적절한 법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당장 내일 사형을 집행하라고 명령하고 만다.

그러나 그는 사면을 구하는 클로디우스의 여동생 이자벨라를 보자 한 눈에 반하여 사면의 대가로 그녀와의 잠자리를 요구한다. 냉혈한처럼 인간의 사랑을 부도덕한 것으로 몰아세우던 그가 자신의 무의식 속에 숨어있는 정욕의 실체를 발견하고 당혹해 한다. 청순한 수녀 견습생인 이자벨라는 앤젤로 같은 정치인들의 이중성을 발견하고 “외관은 성자 같은 저 대리관은 근엄한 얼굴과 침착한 말씨로 젊은 사람에게 호령하며 매가 새를 쫓듯, 부도덕한 짓을 배척하고 있지만 악마예요. 그의 더러운 뱃속을 토해내게 한다면 그 사람은 지옥같이 깊은 더러운 연못이 되고 말 거예요”라고 한탄한다. 공작의 지혜로 그의 잘못은 징치를 당하지만 앤젤로를 닮은 정치인들을 우리는 어떻게 분별하여 징치할 것인가 고민해볼 일이다.

우선 보궐선거에 임하는 국민들은 어느 때보다 감정이 앞서기보다 이성적으로 현실을 파악해야 한다고 본다. 현 정권의 실정으로 인해 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비정규직들은 박봉에 시달리며 영세업자들은 재벌들의 횡포에 내몰리고 있다. 셰익스피어 시대의 봉건주의가 아닌 민주주의 시대에는 영주의 권력이 아닌 시민들의 투표로 부패한 정치인을 분별해 내고 징치를 해야 국가가 바로설 수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박정근 /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이해조문학회 회장
이상창 기자 / 입력 : 2011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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