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88세 직장여성입니다. 내 직장은 포천고등학교 정문 앞에 있는 포천노인복지센터의 ‘노인 김구이 일자리 사업장’입니다. 우리 직장 동료는 모두 10명이며 평균연령은 75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는 곳이 있다는 행복감에 매일 매일이 즐거운 우리 직장 동료들은 출근하자마자 아침체조를 하고 김을 굽습니다. 항상 경쟁하며 원초김을 김구이 기계에 넣는 이쁜 동생들은 원초김을 기계에 넣는 동안 위생상 말도 없이 조용하지만 쉬는 시간에는 수다쟁이입니다.
포장을 하는 멋진 남자 동생들은 웬 수다가 그리 심한지.. 포장박스에 구운 김봉지를 넣는 이쁜 동생들은 포장박스를 옮겨 달라고 힘센 남동생들에게 항상 애교를 부립니다. 우리 중 제일 말수가 적고 과묵한 반장님은 혹시 우리가 실수해서 기계가 고장 날까, 불량품이 생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쉬는 시간에 밖에 나가 담배를 피웁니다.
이 와중에도 우리는 점심시간이 되면 싸온 도시락과 냉장고에 있는 밑반찬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오후 체조를 끝내고 김을 굽습니다. 오후 4시 하루 마무리 청소를 하며 퇴근을 하면서 이 김이 잘 팔려야 할텐데 걱정을 합니다.
나는 지난 10월 8일과 9일에 포천시 공설운동장에서 포천시가 주최한 ‘주민복지서비스박람회’에서 나와 동료들이 맛있게 정성을 다하여 구워낸 김을 포천노인복지센터 직원인 사회복지사 선생님, 그리고 노인 돌보미 선생님, 동료들과 함께 판매를 했습니다. 시장님이 우리와 부스 앞에서 사진 찍을 때 “아가씨들과 사진 찍어 가슴이 설렌다”고 하셨고 시의회 의장님도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들 도와 주시기에 나는 88세의 직장 여성입니다.
그러나 이 김이 잘 팔려야 공장 임대료, 우리 10명의 월급이 지급됩니다. 쪼그만 키의 우리 노인복지센터 소장님은 김 판로 때문에 살이 더 빠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더 도와주시면 포천동이나 송우리 5일장 판매를 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시청이나 공공기관, 공장 등의 구내식당에 납품이 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내가 구운 김은 맛이나 품질 그리고 가격면에서 절대 대기업 제품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복지박람회에서 많은 분들이 아셨을 겁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 꼭 우리 김의 판로를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잘은 몰라도 하루 100박스 이상을 팔아야 운영이 되는가 봅니다. 우리 동료들은 이 일을 하면서 새로운 삶을 산다고 서로들 이야기 하고 있답니다.
정말 이 사업장이 문을 닫지 않고, 우리 또래의 노인들도 일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