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몰아치는 욕망의 강풍이 가슴 속을 풀어헤치고 회오리가 다소곳한 소녀의 치맛자락을 거칠게 걷어 올리자 상한 몸을 지탱해온 순결의 꽃들이 힘없이 꽃잎을 떨어뜨렸어요
하얀 가운을 입고 구원자를 자처하던 자가 뱀파이어로 변신하여 내민 얼음처럼 차가운 손이 움츠린 몸을 만지면 진저리가 쳐지고 목구멍에서 치미는 신음소리는 욕망으로 타오르는 밀실의 창문을 넘어가지 못하고 설움에 복받친 노래의 음표가 수치심의 화살이 되어 멍든 심장에 박혀왔어요.
예쁜 봉오리로 피어나기도 전에 꽃잎이 시들어 가는 꽃들을 보살피는 자들은 어리석은 손길일 뿐이라는 법리가 판치는 소돔과 고모라의 왕국에서 상한 몸을 탐한 악마의 힘이 하늘에 뻗쳐올라 연약한 꽃잎들이 아예 땅에 떨어져 잔인한 발길에 뭉개져도 그 가여운 것들을 짓밟은 찬란한 구둣발을 탓하는 자는 없었어요.
돈과 권력으로 치장한 세상에 높이 휘날리는 정의의 깃발이여 뱀파이어의 능란한 혀가 되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공중파의 주파수로 적그리스도의 위선적 메시지를 퍼뜨리니 정의의 샘물만이 살릴 수 있는 상한 꽃들은 차라리 죽어가는 심장을 터뜨려 강물처럼 흐르리라 핏물이 되어 흐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