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이나 낮은 강에서 가끔 볼 수 있었던 아주 작은 새가 있다. 그새는 물총새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게 작은 바위나 물위에 떠 있다가 빠른 몸짓으로 물속으로 곤두박질하여 물고기를 잡아먹는 행동을 자주한다.
겨울이면 포천천에 나가 오리나 원앙, 백로를 구경하다가 너무도 작은 새의 앙증맞은 몸짓에 사진은 찍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바라만 보았던 기억이 난다.
몸길이가 15~17cm라니 웬만한 거리에서는 카메라에 잡히지도 않는다. 오래전부터 생각으로만 그리던 조류 사진을 찍기 위해 큰맘 먹고 마련한 망원렌즈를 들고 시험 삼아 개천가로 나갔다.
처음 꽃 사진을 찍기 위해 접사용 렌즈를 구입하고 들로 화원으로 꽃을 찾아다니던 설레임… 마음은 그 이상인데 만만치 않은 무게의 중압감이 행동을 둔하게 하고 가끔 만나는 작은 새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따라 연사로 셔터를 눌러보지만 초점이 제대로 맞아줄 리가 없다.
이러다 한 마리도 찍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깝지만 처음부터 잘 찍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건 아니니까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한 거야라며 스스로 위로한다.
물총새 한마리가 좀 떨어진 거리의 바위에 앉아 떠나질 않고 있다. 얼마를 눈 맞춤을 했을까. 갑자기 하늘로 날아올라 한자리에서 내게 뭔가를 보여주는 듯 나비보다 참새보다 더 빠른 날갯짓을 한다. 잠깐 초점을 잡지 못하고 허공을 휘젓던 렌즈가 어느 순간에 물총새를 정확하게 초점안에 잡아넣었다.
불과 10초 남짓이었을까.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기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기다려야 하는 이 노릇이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귀엽고 깜직한 물총새가 오늘의 기쁨을 선물해 주고 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