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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박정근] ‘도가니’의 합창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1년 10월 03일
 
↑↑ 박정근 시인,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말 못하는 청각장애자들의 요람이라는
모 학교의 제왕인 교장선생님,
그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충복 행정실장, 생활지도교사니 하는 자들이
멋진 천사의 탈을 쓰며 미소를 짓다가
갑자기 무서운 뿔 달린 악마가 되어
영글지 않은 몸을 덮쳐와
컴컴한 어둠 속에서
터지지 않는 목구멍에 피멍이 들어가도록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러도
정의의 기사는 오지 않더라

힘없는 교사와 인권위원회 간사의 눈물로
가까스로 밝혀진 가짜 천사들의 악행들이
자기 자식에게 일어났다면 끔찍하지도 않았을까
하지만 세상을 다스리는 권력자들은 그 같은 악행이
어둠의 세계의 필요악이 아니라 필요약이라도 되는지
영 다른 ‘자에는 자로’를 숨겨두었더라

교회는 헌금 많이 내는 최고의 실력자요
기도하면 청산유수로 잘하는 웅변가인
우리 장로님이 그럴 분이 아니라고
천사 탈을 씌워 푸닥거리 찬송으로 시위하고

교육이라면 목에 힘주고 소리치는 교육청 장학사는
사건이 발생한 곳이 교육현장인 교실이 아니고
화장실 같은 복지시설은 구청소관이니
성스러운 교육을 맡고 있는 장학사들의 책임이 아니요
아마도 장애자라면 사랑을 못주어 안달하는 교장선생님이
듣지 못하는 장애학생이 안타까워 쓰다듬어 준 것을
오히려 고마워해야한다고 충고하고

정의의 사도 경찰과 검찰은 약간 죄는 지었으나
평소 떡값이라도 호주머니에 자주 찔러주는 사회 지도자에게
가혹한 형벌은 비인간적이고 의리가 없는 짓이니
솜방망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시늉만하며
전관예우를 받는 고액변호사를 쓰라고 슬쩍 힌트를 주고

법의 심판자 판사는 죄는 지었어도
피해자 부모와 합의를 하면 죄의 성립이 안될뿐더러
피해자의 적극적인 항고가 없으면
적용할 법이 없노라고 집행유예를 시키고

좌파시위나 김정일 정권이 자행하는 북한 인권유린 사건이면
벌떼처럼 달려들어 떠드는 한국의 주요언론들은
한국 장애자들의 인권에는 눈을 감으셨는지
겨우 소설 한 권, 영화 한 편이 무슨 대수라고
위대한 판사가 일단 판결을 내린 형사사건을
이제 와서 미주알고주알 떠들며 흥분한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으니
여러 제도를 철저히 정비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게
사회지도자들의 책무라는 미사여귀 동원하여
시끄러운 논란은 국가의 에너지를 소모할 뿐이라고
사설을 쓰는 세상이
바로 한국적 정의의 현주소더라


박정근 / 시인,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이해조문학회 회장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1년 10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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