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을 그리거나 길게 꼬리를 드리운 채 녀석들은 겁도 없이 한 곳으로만 달려드니 화려한 군무로 밤을 지새울 모양이다.
새벽 4시 큰 놈들은 보이지 않고 작은 놈들만 여전히 꼬리를 물고 뱅글뱅글 맴을 도는데 끔찍한 열기를 무서워도 않고 지치지도 않는 양 여전히 돌격 태세다.
아침, 가로등 밑에는 수많은 주검들이 쌓여 있다. 큰 놈 작은 놈 뒤섞인 채로 그들은 부지런한 새들의 먹이가 되거나 사람들의 발길에 밟히고 있다.
오늘, 우리도 그들처럼 한 곳으로만 달려가고 있지나 않은가
김도규 / 경북중 교사, 윌더니스 등단 시인
☞ 시평
김도규 시인 “도전”이란 시를 읽으면서 지난 여름 견디기 힘든 열기와 싸우던 지겨운 시간들이 되살아난다. 또한 시인은 사람들에게 싸움을 줄기차게 걸어온 모기떼와 나방 등의 끈질긴 도전을 독자들에게 떠올리게 한다. 그만큼 사람들은 우호적인 것들 못지않게 적대적인 것과 대적하며 살고 있다. 어쩌면 사람들의 삶이 날파리들의 것과 하등 다를 것 없다고 보고 있다. 멀리 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의 삶이 불로 뛰어드는 불나방을 닮았다고 보는 매우 풍자적 시적 시선인 것이다. (박정근 대진대 교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