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간밤에 내린 비로 오랜만에 세수한 어린아이 얼굴 같이 온 세상이 맑다. 파란 하늘엔 새털구름과 뭉게구름으로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말해주고 생각지도 못하게 평강식물원에서 만난 지인들과 인천으로 달렸다. 오늘 같은 날은 불타는 서해바다의 노을을 볼 수 있으리란 믿음으로….
비교적 고속도로는 한산한 편이었지만 장수IC 근처에서 차들이 밀려 시간대를 놓칠까 마음이 급하다. 서편 하늘 위쪽으로는 두꺼운 구름층이 덮혀 있으나 바다 가까이엔 하늘이 열려 붉은 빛이 감돌기 시작하고 인천대교를 볼 수 있는 장소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대형 관광버스가 우리의 앞을 가로질러 세우고 수많은 사람들을 내려놓는다.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는 길에서는 서로 좋은 자리를 잡기위해 숨이 턱에 차게 뛰다시피 걸음을 재촉했다. 우리 일행은 그들을 앞질러 제일 앞줄에 자리를 잡았다. 뒤에 있는 분이 5cm만 머리를 숙여달라고 한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를 하기에 “네~” 대답은 했지만 카메라 위치가 있기에 고개를 숙이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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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대 다리를 조절하고 구도를 잡아본다. 해가 구름 밑으로 내려와 하늘도 바다도 붉은 빛으로 타오르기를 기대하며 광각으로 망원으로 준비작업에 몰두한다. 하늘은 점점 붉게 물들어 오고 공항이 가까운 인천대교 위로는 비행기까지 간간이 날아 지나간다. 생각만 해도 너무 좋은 그림이 될 것 같다. 그러나 아직 해는 구름 속에서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데 붉게 물들었던 하늘은 조금씩 회색빛이 감돌기 시작한다. 그래도 해님만 조금 더 밑으로 내려와 주면 틀림없이 불바다를 볼 수 있으리라. 도저히 기대를 저버릴 수가 없다.
하지만 바다 저편에서 올라오는 회색빛 구름은 먹구름과 합쳐지면서 하늘이 닫히고 해는 구름너머에서 바다 밑으로 져버린 모양이다. 날이 어두워지고 인천대교에는 조명빛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한다. 오늘은 여기까지인가 보다. 멋진 인천대교를 볼 수 있는 위치를 알았고 인천대교의 야경을 볼 수 있으니 감사한 하루였다.
문제는 나의 야경촬영 실력이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찰칵! 찰칵! 셔터만 누른다고 사진이 아닌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