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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의 문화에세이] 포천사람 엿보기

- 폐쇄성 의존으론 발전 없어, 개방사회 만들어야 희망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1년 09월 16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필자는 최근에 「조선사람 엿보기」란 책을 읽은 바 있다. 다문화에 관련한 연구 자료로 시작한 독서이지만 문득 이 책의 제목으로 포천문제에 적용한다면 재미있는 역발상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작품은 1904년 러일 전쟁에 종군기자로 참여했던 잭 런던이라는 미국기자가 쓴 종군기이다.

러시아와 일본이 구한말의 조선을 차지하기 위하여 제국주의적 야욕을 드러내다가 일으킨 전쟁에 참여한 미국기자의 시각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우리라고 보았다. 그러나 필자가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느낀 것은 “가재는 게 편이다”는 말이 맞다고 보고 자탄하였다.

당시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미국도 일본과 같은 열강으로서 식민주의에 앞장서는 입장에서 서로 도울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잭 런던 기자는 시종일관 일본인에 대해서는 긍정적이고 조선인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서양문물을 일찍 받아들여 제국주의를 추구하는 일본에 대해서 제국주의의 선구자격인 미국기자는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필자는 포천지역에서 여러 문화운동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그중에는 포천의 유지도 있지만 많은 영역의 사업을 포천에서 일구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그들은 한사코 포천에서 사업을 하기가 어렵다고 고백한다. 외지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업을 하는데 알게 모르게 제약이 많고 십여 년 이십 년 사업을 하고 있는데도 포천사람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차별을 받는다고 한탄한다.

심지어는 이런 대접을 받느니 사업을 거두어 다른 곳으로 옮겨야겠다고 다짐을 하기도 한다. 필자가 보기에 이 정도면 포천사회가 외지인 출신들에게 매우 심한 소외감을 주고 있다고 본다. 포천 출신이건 전입자이건 소통과 화합의 문제로 심각한 상처나 편견을 지니고 있다고 진단할 수밖에 없다.

「조선 사람 엿보기」의 저자 잭 런던은 한국인들이 러시아군의 잔학성을 두려워하는 반면에 일본군에 대한 공포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일본군들이 매너가 좋은 군인들이라고 찬양하고 있다. 그는 조선인에 대한 일본인의 역사적 억압은 일체 언급하지 않고 일본군이 강자인데도 불구하고 여자를 건드린다든지 돈을 약탈하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호도한다.

대조적으로 그는 조선인들은 게으르고 짐꾼 같은 노예생활에 익숙한 사람으로 비하하고 있다. 이런 묘사는 일본이 조선을 개화시키기 위해서 좋은 역할을 했다는 주장으로 일본의 조선침략을 정당화시키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잭 런던은 조선의 도로 등의 인프라가 그야말로 원시적이고 전혀 수준이하인 것을 강조하고 소위 조선의 최고의 도로라고 볼 수 있는 ‘왕도’조차 비만 오면 진흙탕이 되어버린다고 지적한다. 그 이유로 왕도가 논보다 고도가 낮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전혀 배수에 대한 개념조차 없고 토목적 지식이 전무하다고 비판한다. 그의 지적은 조선이 문명의 바탕이 전혀 없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우리 민족을 열등하게 평가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숨어있는 것이다.

포천출신과 전입자간 갈등 해소 치유책은?

「조선사람 엿보기」는 한국인에 대한 인종적 편견에 대한 부분도 많이 기록되어 있다. 한국인은 겁이 많다거나 행동에 대한 두려움으로 게으른 취미를 지니고 있다는 식의 표현이 있다. 또는 ‘바삐’ ‘얼른’ ‘속히’ ‘급히’ ‘냉큼’ 등의 신중하지 못하고 서둘러대는 민족으로 냉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조선인들이 구경거리에 대한 호기심이 지나치게 많은 것에 대해서도 꼬집고 있다. 이것은 조선인들이 자기 주관도 없이 타인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가지고 있어 결국 삶의 가치관이 별로 없는 민족으로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잭 런던이 조선인과 비교해서 일본인에 대해서는 최대한 미화시키는 것도 문제이지만, 백인과 황인 사이의 피부색깔에 대해서도 엄청난 편견을 지니고 있음을 밝힌다. 러일전쟁에 의해서 포로로 잡힌 백인 러시아병사에 대해서 마치 자신이 고통을 당하는 양 지나친 감상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태도는 잭 런던이 아시아인인 일본군에 의해서 포로가 된 백인에 대해 불합리한 동정심을 보이는 대목으로 그가 얼마나 ‘인종주의(racism)'에 사로잡힌 자인가를 증명해주는 것이다.

중대한 역사적 사건인 ’러일전쟁‘의 종군기자라는 신분으로 객관적인 입장을 취해야할 입장에서 조선과 우리 민족에 대해서 시종일관 매도하는 시각을 보여준 잭 런던은 제국주의의 추종자로서 비판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조선 사람 엿보기’의 시각은 조선이란 약소국에 대한 제국주의자들의 편견이 가득한 책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포천사회에 들끓고 있는 포천출신과 전입자간의 갈등이 빚고 있는 왜곡된 시각은 어떻게 치유해야할 것인가. 선거가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 인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해야 할 주민들은 더 이상 출신지나 출신학교에 무조건 표를 주는 전근대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포천에 이익을 주는 사업가나 사회사업가들이 포천을 위해서 열심히 경제활동을 하고 이곳에 세금을 내는 것이 미덕이라고 믿도록 해야 한다.

미국은 전 세계의 두뇌를 미국인으로 귀중하게 대우해서 세계의 지도적인 나라가 되었다. 세계는 이제는 더 이상 폐쇄성에 의존해서는 발전이 없으며 밖으로 활짝 문을 열어 개방사회를 만들어야 희망이 있다. 더더욱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은 포천 사회는 어느 곳보다 전입자에 대한 개방적인 자세로 무슨 일을 하든지 평등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박정근 /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장, 이해조문학회 회장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1년 0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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