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랄, 누가 무서워서 고발 못하랴 나는 화가 치밀었다 너무나 태연하기 때문이다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하여 내가 아는 것에 대하여 내가 원망하는 것에 대하여 내가 거만한 것에 대하여 내가 옹졸한 것에 대하여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의 중심이 되지 못하고 줏대 없이 나에 대하여 나는 웃었다 웃음이 망가지기 전 사정없이 나는 나를 고발하는 것이다 나를 고발하지 말라는 만류에도 불구 끔찍하다마는 내 목이 떨어져나가는 비장함으로 내 영혼이 되살아나는 기적으로 내 검은 양심을 고발하는 것이다 잃어버린 죄 미워한 죄 무관심한 죄 잘난 죄조차, 나는 내 허물어진 제단에 몽땅 바치리라나에게 내가 고발당하면 나는 물론 세상은 한층 더 윤택해지고 밝아지리라 내가 나를 고발하는 것이 두려운 세상 말이다 세상이 훼손되고 양심이 도마 위에 올라 시끌벅적 회자하고 끓은 냄비처럼 재생되고 사그라지는 기억과 망각 앞에 나는 나 자신을 외면하지는 못하리라 나는 나를 고발하기 위해 아침 일찍 눈을 떴다 고발장은 염통에 접수하고 나는 내 앞에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