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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수 교수의 녹색세상=3] 포천 근경(近景)의 신체적 불쾌감 지수는?


공명수 기자 / mskong@daejin.ac.kr입력 : 2011년 08월 27일
↑↑ 공명수 대진대 교수, 본지 칼럼위원
ⓒ (주)포천신문사
지금 포천의 경관이 죽어가고 있다. 그것도 시민들의 실제생활 근거지인 근경(近景)이 죽어가고 있다. 근경은 사람의 신체에 비유하면 세포조직이나 모세혈관에 해당된다. 인체의 신경세포가 죽어가는 것은 사람에게는 사망선고와 다름없다. 포천의 근경도 마찬가지다. 외부인들이 포천의 근경에 신체적 불쾌감을 느끼는 것은 거주지로서는 매력이 없다는 뜻이다. 일단 도시가 거주지로서의 매력을 잃게 되면 그 도시는 제 아무리 기능이 대단하여도 도시로서의 중심역할을 상실하게 된다.

포천은 위치나 지형만으로 본다면 거주지로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지역이었다(명현의 고장은 이미 언급했기에 여기서 약한다). 포천은 서울에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고, 동서로 산이 펼쳐져 있고 한 가운데로 맑은 물이 흐르고 남북으로 바람 길이 통하는 분지형 배산임수 지세를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언제나 산을 보면 마음이 수축하고 물을 보면 마음이 확장한다. 옛날부터 사람들이 거주지로 분지형 배산임수 지세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포천의 산수가 지난날에 거주지로서 제격이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 포천이 왜 거주지로서 매력을 잃고 있는 것일까? 물론 다른 많은 요인도 있겠지만 그 주된 원인 중 하나는 아마도 근경의 관리계획 부재와 방치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포천을 관통하고 있는 국도의 좌우 반경 2백 미터 내지 3백 미터 정도 깊숙이 들어가 보면 수도권에서 한 시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중소도시의 행정관리구역이라고 여기기에는 너무 실망스런 현장들이 속속들이 나타난다.

섬유염색공장과 피혁가공업체와 식품제조업체의 오폐수, 축산농장에서 배출된 소와 돼지의 분뇨, 시설작물재배 농가의 폐기물, 그리고 각종 생활폐기물과 혐오시설물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이들은 거주인들과 외부 방문객들에게 생활과 여행을 불편하게 만드는 차원을 넘어 심한 신체적인 불쾌감을 주고 있다. 한 도시의 신체적 불쾌지수가 도시 쾌적성의 절대지수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우리는 포천의 근경에 대한 불쾌지수를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현재 포천이 직면하고 있는 근경의 혼돈현상은 산업혁명이 발생할 당시의 서구사회, 특히 영국의 모습과 흡사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19세기 중엽 방직기계가 도입되면서 시작된 산업혁명의 여파로 인해 영국의 도시들은 저마다 도시발전에 따른 성장통을 톡톡하게 치렀다. 지금의 포천처럼 영국의 도시 곳곳에서는 산업 오폐수, 대기 및 수질 오염, 전염병, 공중위생, 그리고 과밀거주 등의 환경오염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였다. 지금 포천이 겪고 있는 근경의 신체적 불쾌지수는, 과밀거주나 전염병을 제외하면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당시 영국의 공업도시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쾌적한 도시건설 위한 어미너티 운동 전개하자

사실 오늘날 도시 전문가들이 도시의 쾌적성 측정지수로 내세우고 있는 어미너티(Amenity)의 지수는 바로 산업혁명 당시의 영국의 공업도시 관리계획에서 출발한다. 어미너티는 영국의 농촌과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계획에서 비롯된 개념이고,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공중위생뿐만 아니라, 도시의 삶의 질을 표현하는 복합개념으로 원용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어미너티 개념은 세 단계의 발전과정을 거쳐 왔다. 첫 번째 단계로 산업혁명 때 영국의 공업도시에서는 공해와 전염병과 과밀거주 등과 관련된 각종 환경 및 위생문제가 발생했는데, 당시 노동자 계층을 중심으로 한 사회개량주의자들이 이러한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제기하여 공중위생법과 주거법이 제정되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 단계로 중산층이 중심이 되어 전개된 전통적인 역사적 건축물이나 빼어난 자연경관과 개방공간의 보존을 위한 활동과 입법운동을 들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영국의 도시들은 이미 20세기 초반기부터 자연경관에 역사와 문화를 접목하는 복합적인 토지관리계획을 세웠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로는 이상적인 미래도시 건설계획의 설계이다. 그 이후 영국의 각 도시에서는 전원도시, 중산층을 위한 교외주택지, 근로자 계층의 주거환경 정비, 그리고 커뮤니티 운동 등이 아주 다양하게 펼쳐져 왔다.

마치 영국의 도시들이 저마다 근경의 신체적 불쾌감을 견디다 못해 쾌적한 도시건설을 위한 어미너티 운동을 펼쳤듯이, 이제 포천도 어미너티 운동을 전개해 보자. 먼저 우리지역의 도로변과 샛길과 도랑과 골목길과 집주변과 집뜰부터 정리해 보자. 공터가 있는 구석구석마다 나무도 심고 손바닥 정원을 가꾸자. 그것도 지역마다 색다르게 가꾸어보자. 가꾸는 사람이나 단체의 실명을 사용하기로 하자. 섬유염색공장과 피혁가공업체와 식품제조업체와 축산 및 시설작물재배 농가들도 행정당국의 감시와 감독에만 수동적으로 급급하게 대처하지 말고 삶의 확고한 철학을 갖고 적극적으로 산업 오폐수를 처리하는 방안을 찾아보자.

물론 행정당국은 산업 오폐수를 미생물 발효퇴비로 처리하는 친환경 자연순환 설비를 하루 빨리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가능하다면 공장과 축사를 친환경 흙집으로 바꾸어보자. 흙집 주변과 흙집 지붕에 선인장과 제라늄 같은 악취정화 식물들을 심어보자. 독일 킬도시의 친환경 하늘정원의 사례를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물론 행정당국은 이를 위한 중장기적인 재정지원도 고려해 봄직 하다.

한 지역의 근경이 토지관리계획과 행정철학에 의해 체계적으로 관리되느냐의 여부에 따라 그 도시에 대한 주거지로서의 어미너티 지수가 절대적으로 결정된다. 다시 말해서 근경의 세부단위인 점과 선과 면의 구석구석이 그 지역의 고유한 경관자원과 함께 할 때 그 지역은 ‘사람의 정취가 숨 쉬는 휴먼도시,’ ‘넉넉한 마음이 있는 휴먼도시’ 그리고 ‘아름답고 쾌적하며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휴먼도시’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서울다운 근경이나 런던다운 근경이 아닌 정말 포천다운 근경문화를 창조하는 것이 좋다. 우리 모두 우리지역에 있는 광릉수목원과 평강식물원과 뷰식물원에서 포천의 미래지향적인 근경정체성의 지혜를 찾아보자.

공명수 / 대진대 영문학과 교수, 교육대학원장, 교육연수원장, 본지 칼럼위원
공명수 기자 / mskong@daejin.ac.kr입력 : 2011년 0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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