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장군은 군시절부터 온천욕을 좋아하여 유성온천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유성온천의 만년장이라는 여관이 단골이었다. 그곳에서 목욕도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대통령이 되어서도 그 곳을 찾게 되었는데 그곳에는 박 대통령의 시중을 드는 전씨라는 여인이 있었다.
전씨 여인은 6.25때 남편을 잃고 혼자 사는 미망인이었다.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그 여인의 시중을 받았는데, 시중이라야 별것도 아닌 목욕물을 받아 주고 수건과 옷가지를 챙겨주는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을 바라보는 세상의 눈과 입은 달랐다. 이상한 소문이 나돌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청와대 경호실에서는 전씨 여인을 다른 여자로 교체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런 얼마 후 이런 사정을 모르는 박 대통령이 만년장을 다시 찾게 되었는데 지금껐 시중을 들던 전씨 여인은 보이지 않고 낮선 여인의 시중을 받게 된 박대통령이 박종규 경호실장을 불러서 "미쓰 전은 어디 갔나?"라고 물으니 박종규 경호실장은 그간의 모든 상황과 실정을 설명하고 이런 저런 소문이 퍼져서 전여인을 바꿨다고 보고를 드렸다.
그러자 박대통령이 피식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사람아 그러면 진짜 이상한 소문이 나게 되네. 무슨 문제라도 있어서 바꾼 줄 알게 아닌가. 다시 전양에게 시중을 들라고 해"라고 명령했다. 이렇게 되어서 전여인은 다시 박대통령의 당번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상은 이 상황을 곧이곧대로 보지 않았고 이렇게 소문이 나돌았다.
"경호실에서 바꾼 전씨 여인을 다시 박대통령이 찾았다"는 사실만 부각이 되어서 이상한 얘기로 퍼져 나갔다. 세상은 이것을 전씨 여인의 영향력으로 오해했다. 그 후 박 대통령이 지방 행사를 마치고 귀경하려는데 날씨가 사나워 비바람이 몰아치고 해서 비행기가 뜰 수 없어 육로로 가는 도중에 만년장여관을 들르게 되었는데, 그 날이 마침 전씨 여인의 생일이었다고 한다.
그러자 세상은 박 대통령이 전씨여인의 생일까지 챙겨주신다고 입방아를 쪄댔고 이 소문이 퍼지니, 전씨여인의 주변에는 약삭빠르고, 추하고, 천한 사람들이 꼬이기 시작했고, 그 여인은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다. 그 돈으로 대전에 큰 요정을 차리니 요정은 많은 손님으로 넘쳐났고 요정 앞에는 교통순경이 있을 정도였다.
쓸개 빠진 장관들은 대전까지 내려와서 술을 팔아주기도 했다고 한다. 실은 전씨여인은 만년장을 떠난 후 박 대통령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는데도 세상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 한 번은 박 대통령이 지방 순시차 대전을 들렀다. 그랬더니 전 여인의 요정엔 진수성찬이 가득 들어왔다, 대통령 잡수시라고 대전 유지들이 가져온 음식들이었다.
전씨 여인으로서는 그 음식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 그 음식들은 손님들의 술상의 안주로 팔려 나갔다. 그런 전씨의 요정도 박 대통령이 돌아가시자 몰락해 버렸고 전씨여인의 행방도 모르게 되었다.
이것이 추한 세상 인심인가 보다. 지방의 시장, 군수에게도 아첨하는 자들이 몰려드는 것을 보면 추해 보인다. 권력을 가까이 대하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권력이라지만 추한 권력이다. 이 보다 더 추한 것은 능력이 없음에도 아첨과 처세로 차지한 무능한 자들의 직책이다.
부패는 감시 통제할 수 있지만, 무능은 약이 없고 그 지방, 기관, 단체를 후퇴시킬 뿐이며 그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