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23 오후 04:40:4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르포/기행

[이미순의 찰칵=14] 파란 하늘의 유혹


이미순 기자 / lms3788@naver.com입력 : 2011년 07월 20일
↑↑ 흰공작벌레
ⓒ (주)포천신문사

↑↑ 이미순 포천신문 사진동호회 부회장
ⓒ (주)포천신문사
거의 한 달 내내였나 보다. 길고 긴 장마가 끝이 나고 이렇게 화창한 햇살로 보상이라도 해 주시려나, 파란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이 사무실에 앉아 있기가 고통스러울 만큼 일단은 떠나보라고 유혹한다. 오전 중에 다녀와야지 했더니 끊임없이 전화가 오고 한낮 햇살에는 사진발이 날아가 버리니 참고 있다가 오후 5시가 거의 되어 사무실에서 나왔다.

고모리를 지나 광릉숲을 달리는데 봉선사 연꽃이 얼마나 피었을까 궁금해 마음이 급하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갖가지 모양을 그려놓은 저 아름다운 도화지에 곱게 핀 분홍연꽃을 두 송이쯤 한 화면에 담아 봐야지. 연꽃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고 찍으면…
“아! 생각만 해도 환상이다”

사실 해마다 연꽃을 찍으러 두물머리나 세미원으로 다녀봤지만 마음에 꼭 드는 사진을 찍지는 못했었다. 연꽃은 담고 있는 의미가 워낙 고결한 때문인지 한 장의 사진에 그만큼 표현해 내는 것이 쉽지가 않다.

봉선사 연꽃축제는 며칠 안남았는데 그곳에는 초록잎만 무성할 뿐 한송이의 연꽃도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느 곳을 가던 찍을 소재는 있기 마련. 봉선사 경내를 한 바퀴 둘러보고 석탑 주변을 돌며 소원을 기원하는 분들을 찍어보기로 했다.

파란 하늘과 석탑과 사찰의 모습에 구도를 잡고 셔터를 눌렀으나 경내에는 이미 산자락 그림자가 드리워 어두움이 깃들고, 하늘과 너무 강한 대비차이로 석탑에 노출을 맞추면 하늘의 색이 하얗게 날아가 버리고, 파란하늘에 노출을 맞추면 경내가 너무 어두워져 버리고.

나의 사진기술의 한계를 느끼며 M모드, AV모드, TV모드… 이리저리 방법을 바꿔가며 수십 장을 찍어 봐도 경내와 하늘의 대비를 줄일 수가 없다. 숙제가 하나 생겼다. 다음엔 이런 경우 플래시를 사용해 봐야겠다. 거리가 멀어서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 봉선사 석탑
ⓒ (주)포천신문사

봉선사내 한쪽 곁에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꽃밭이 있고 긴꼬리제비나비가 원추리꽃속에 파묻혀 꿀을 먹고 있다. 접사렌즈로 바꿔 끼울 새도 없이 다가가니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다. 기왕 꽃밭에 왔으니 접사렌즈로 갈아끼우고 기다리기로 했다.

삼각대 다리위에 하얀 솜털 같기도 하고 야생화 꽃씨 같기도 한 새끼손톱 만한 것이 앉아 있다가 손으로 휘저어 털어내려 하자 마치 메뚜기 같이 폴짝 뛰어 도망간다. 저 조그만 놈이 뭐길래 사람을 놀래키나? 풀밭으로 다가가 살펴보니 연둣빛 타원형 몸집에 꼬리엔 하얀깃털을 활짝 핀 공작새 모양을 하고 있는 생전 처음 보는 놈이다. 연꽃에 대한 아쉬움은 이제 까맣게 잊었다.

긴꼬리제비나비와 이 희한하게 생긴 흰공작벌레만 있으면 오늘 출사는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가능하면 역광으로 찍기 위해 자리를 잡고 도망가지나 않을까 조심조심 가까이 다가가니 인기척을 느꼈는지 풀잎 아래로 숨어버린다. 위로 올라오게 유도하기 위해 잡초줄기로 놈을 건드리니 또다시 다른 곳으로 튀어가 버렸다. 녀석이 튀어간 방향으로 찬찬히 수풀을 살펴보니 이곳저곳에서 같은 무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느 곤충이든지 처음 눈에 익히기가 힘들지 일단 인식이 되면 다시 이들을 찾기란 쉽다. 이렇게 흰공작벌레의 사진을 찍고 나서야 긴꼬리제비나비가 생각났다. 분명히 다시올텐데…. 긴꼬리제비나비는 흔히 발견되는 것도 아니고 한곳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 접사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다행히도 조금 떨어진 곳에서 팔랑팔랑 날고 있다. 가까이 있는 꽃에 와서 앉아주기를 기다리다 지쳐 다가가면 더 멀리 날아가 버린다. 날아다니는 곤충을 찍는 것은 쉽지 않기에 그만큼 더 재미와 보람이 있다. 주홍빛 원추리꽃과 윤기 나는 검정색바탕의 붉은점이 선명한 나비의 조화가 아름답지만 눈동자에 초점을 맞춘 제대로 된 사진은 오늘도 성공하지 못했다.

조금 더 조금 더 아쉬움에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린다.
“삼계탕 끓여놨어. 빨리 와서 먹어.”
몇시나 되었을까. 급 시장기가 느껴진다.

↑↑ 북치는 스님
ⓒ (주)포천신문사

↑↑ 원추리와 긴꼬리제비나비
ⓒ (주)포천신문사

ⓒ (주)포천신문사

ⓒ (주)포천신문사

ⓒ (주)포천신문사

ⓒ (주)포천신문사

이미순 / 포천신문 사진동호회 부회장, 주부명예기자단 부총무
이미순 기자 / lms3788@naver.com입력 : 2011년 07월 20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