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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117] 재즈형 조직과 오캐스트라형 조직

내 눈에 들보도 봐야 한다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1년 07월 17일
 
↑↑ 이규임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 (주)포천신문사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 클래식 음악의 거장(巨匠) 중에는 재즈(jazz)에 매료된 사람이 많았다. 이들이 놀라워했던 점은 재즈의 즉흥연주(卽興演奏)였다. 클래식 오케스트라(classic orchestra)는 미리 정해진 악보(樂譜)를 따라 연주하고 지휘자가 전체 단원을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리드한다. 무대 배치도 악기별로 나뉘어 전체 단원이 지휘자만 올려다보는 반면 지휘자는 높은 지휘대에서 전체 단원을 내려다보며 절대적 권한을 행사한다.

재즈 연주에는 지휘자와 미리 정해진 악보가 없다. 모든 연주자가 알아서 자기가 생각하는 음악을 연주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연주자와의 조화(調和)를 찾는다. 연주자 중 누군가 예상 못한 멜로디(melody)나 템포(tempo)로 연주하면 다른 연주자는 즉시 자율적(自律的)으로 반응해 연주를 맞춰 나간다. 누구의 지휘나 명령도 없다. 각자 알아서 떠오르는 악상(樂想)에 따라 자신의 음악을 연주한다. 동시에 상대방에게 긴밀하게 반응하며 전체로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나간다. 이게 재즈 즉흥연주의 묘미(妙味)이다.

물론 우리에겐 재즈형 조직도 필요하고 오케스트라형 조직도 필요하다. 그러나 21세기 경영조직 이론에서 보면 재즈 방식이 더 적합하지 않나 생각된다. 21세기 환경의 특징은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극도의 불확실성(不確實性)과 빛의 속도로 변하는 급변성(急變性)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빈번히 발생할 뿐 아니라 그것도 눈 깜짝할 사이에 진행되어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참사로 발전하는 일이 다반사(茶飯事)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위기상황에서는 재즈처럼 예상 못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적시에 정확하게 대응하는 순발력(瞬發力)이 절대로 필요하다. 오케스트라는 지휘자가 없으면 저마다 우왕좌왕(右往左往)하며 소음만 내게 되나 재즈는 그렇지 않다. 재즈는 모든 연주자가 지휘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로서 절묘(絶妙)한 조화를 이룬다. 우리는 일본 대지진 참사 때 메뉴얼(manual)만 찾다 큰 피해를 보는 현장을 목격(目擊)했다.

그 가운데서도 빛났던 것은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 대처했던 디즈니였다. 그들은 평소에 자율적(自律的)으로 움직이도록 훈련되어 있었다. 참사가 일어나자 아르바이트 학생들은 평소 훈련 받은 대로 제각각 알아서 움직였다. 누구의 지시를 기다리거나 매뉴얼만 쳐다보지 않았다. 모두가 리더라는 신념과 긍지를 가지고 기민하게 움직인 결과 디즈니에서는 단 한 사람의 희생자도 없었다. 재즈형 조직으로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다른 지역은 어떠했는가? 오케스트라 지휘자만 바라보고 연주하는 악사들처럼 매뉴얼만 찾다가 당하고 말았다.

21세기는 재즈의 시대이다. 재즈형 조직에서는 자신이 하는 연주가 다른 연주자와 충돌할까 머뭇거리지 않는다. 즉흥연주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 순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신속하고 과감한 행동이 필요할 뿐이다. 또한 각자가 자신의 음악을 연주하지만 동시에 전체로서 조화를 이루어야 하므로 눈빛만 보고도 서로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긴밀한 소통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구성원에게 사전 계획이나 지시가 없어도 각자 알아서 적시에 최적으로 대응을 할 수 있는 권한과 역량을 부여하는 오토노미(autonomy)이다. 자율권(自律權) 부여가 절대적이란 말이다.

오케스트라형 조직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통제를 더 강화해서 누구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극도로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위기상황에서는 이런 통제 강화가 오히려 더 걷잡을 수 없는 대참사(大慘事)를 초래한다. 일본의 대참사가 바로 그 전형(典型)이다. 본보기이다. 남의 일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강 건너 불 보듯이 방관만 할 일이 아니다. 우리 주위에도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남의 눈에 티만 볼 것이 아니라 내 눈에 들보도 봐야 한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란 말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유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1년 07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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