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 의지하여 사는 방법을 터득해 가파른 벽을 꼭 잡아 놓치지 않으니 엄동설한과 친구가 되어 치를 덜며 몸부림 쳤다.
지나가는 사람 누구도 고통 속에 죽어가는 담쟁이를 떠올려 포근하게 감싸는 사람 없으니 모두가 추운 삶에 힘이 부쳤나?
어느덧 따스한 봄 담쟁이는 생명을 얻고 온 힘을 다해 물기를 빨아들이고 겨우내 신음하며 어깨를 여미던 가지는 젖 먹던 힘 모아 암벽을 타고 있다.
세상에서 외면당한 설움을 이기고 마음껏 소리치며 박차 오르니 돌아가는 삶을 비웃기나 하듯이 마르고 지친 얼굴 푸른 힘이 솟아 넘치는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박재환 / 승리요양병원 이사장
☞ 시평 박재환 시인은 담쟁이를 통해서 삶의 애환과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겨울에 추위에 싸우며 생존의 위기에 처하고 죽음에 이른 듯한 실존적 상황을 이겨내고 봄의 도래와 함께 재생의 기쁨을 보여주는 담쟁이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담쟁이의 모습은 마치 우리 서민들의 삶을 꼭 닮아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담벼락에 들어붙어 생의 끈기를 보여주는 담쟁이에게서 사회의 밑바닥에서 고통을 당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생명력을 배우자는 것이 박재환 시인의 메시지라도 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