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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용 칼럼] 포천시장 업무 추진비와 고통 분담


이희용 기자 / heeyeong1@hanmail.net입력 : 2011년 06월 29일
↑↑ 이희용 칼럼니스트, 본지 자문위원
ⓒ (주)포천신문사
시민이 주인이 되는 지방자치를 실시하여 자치단체장을 선거로 뽑기 시작한 기간이 오래 지났지만 여러 분야에서 예산집행과 관련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자치단체장의 판공비의 증액과 사용내역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시민단체나 언론을 중심으로 광역이나 기초자치단체장의 판공비 사용처를 밝히라는 정보공개 청구 민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최근 들어서 지자체장의 업무추진비를 집행하는 지자체는 무엇이 떳떳치 못한지 시민들의 요구에 그 내역의 공개를 꺼리거나 밝히지 않으려는 상황이 벌어져서 결국에는 법적인 소송에까지 이르게 되고 그 결과는 자치단체장에게 공개의무가 당연히 있음을 법원은 사건마다 명시하고 있다.

원래 자치단체장 판공비는 애초에 판공비와 정보비로 편성되었던 명칭이 1999년부터 특수 활동비를 업무추진비에 포함시켜 지출용도가 분명치 않은 사실상 기밀비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업무추진비는 지자체장이나 보조기관의 직무 수행 시 소요되는 비용과 지자체가 시행하는 행사나 시책사업, 특수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마련된 비용이지만, 대부분 만찬회나 간담회 또는 음식점 식대 같은 소모성 행사에 주로 쓰이거나 때로는 주민과 대립관계에 있는 사업에도 시책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사용해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보통 업무추진비는 기관운영업무추진비, 시책추진업무추진비, 정원가산업무추진비, 부서운영업무추진비로 예산이 계상되는데, 여기서 하위직 공무원의 복지개념으로 반영되는 정원가산 업무추진비와 실․과․소별 조직운영에 소요되는 잡비의 개념으로 편성되는 부서별 업무추진비를 제외한 기관운영업무추진비와 시책추진업무추진비는 자치단체장에 의해 자유로운 집행이 가능하여 대부분 해마다 증액이 되고 있다.

그런데 다른 지역의 공개된 내용을 살펴보면 사용계획과 지출 품의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무계획적으로 사용된 것이 문제가 된 때도 많았다. 그러나 예산편성권을 독점하고 있는 지자체장에 대해 예산의 심의확정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지방의회가 철저하게 확인하지 못하고 있어 시민은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황당한 현실에 직면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시민단체나 지방의회가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업무추진비의 공개를 조례로 제정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으며,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를 제정하여 주민이나 전문가가 지방행정에 참여하는 제도를 시행하려는 곳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은 거품예산이나 낭비성예산 그리고 전시성예산 등을 가려내어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높여가고자 하는 적극적인 변화의 추세인 것이다.

그럼 여기서 2011년 6월 3일 포천시청 기획예산과가 공개한 회계예산중에서 자치행정과 예산서에서 업무추진비를 확인해보자. 포천시의 업무추진비는 사용내역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여느 곳과 다름없이 해마다 증액되어, 금년 시책업무추진비 기정액이 1억6천2백만원인데, 세부항목으로 시장 9천1백만원, 부시장 4천만원, 총무국장 주요행사 및 시책추진 1천5백만원, 민군협력자문관 8백만원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행정운영경비 인력운영비(총괄)에서 기관운영업무추진비 기정액인 1억3천860만원 중에서, 시장 7천920만원, 부시장 5천610만원, 총무국장 330만원으로 잡혀 있다.

이런 자료들로 볼 때 예산상의 명목을 근거로 임기 4년간 사용할 수 있는 시장 업무추진비가 7억 원에 이르고 있고, 각 부서나 보조기관에서 명목이 정해지지 않은 시책 업무추진비 등 사용할 수 있는 가용예산을 보탠다면 그 금액이 훨씬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시장 업무추진비를 자치단체장이 선거와 관련하여 부시장 대행 체제기간 중에 집중적으로 불명확한 식사접대와 기관이나 단체와의 간담회 비용으로 사용하여 사전선거운동이라는 논란을 일으켜 물의를 빚은 사례도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 성남시장은 시장실로 시업방식과 관련한 결재를 바라며 시장에게 매달리려는 면담자가 돈 봉투를 들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서, 시장실 천장에 감시카메라에 녹음장치까지 갖추어 면담장면과 대화 내용을 기록하는 장치를 설치했다고 한다.

물론 시장 사무실이 아닌 은밀한 장소에서 돈을 받는다면 더욱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구속하는 이러한 움직임이 어떤 마음자세로 시정에 임하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신선한 퍼포먼스로 주위에 시선을 모으고 있는 것이 이채롭기도 하다.

아무튼 시장의 업무추진비에 대한 문제제기는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지출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거의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또한 지방의회가 지자체장 업무추진비 사용에 관한 범위를 명확히 조례로 정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도 절실하게 인식하고 실행에 옮겨가고 있다.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사회단체를 비롯한 민간에 대한 보조금을 집행할 때에는 규모가 작은 100만원도 시보조금 카드로 사용 후 영수증을 부착하여 사업결산 보고를 하라고 온갖 지시와 관여 그리고 교육까지 실시하는데, 정작 시민의 세금으로 세워진 거액의 업무 추진비의 지출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시민중심 주민자치”라는 행정표어에도 전혀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작년에는 강원도지사가 자치단체 재정 건전성 확보와 주민들과의 고통분담을 위해 업무추진비를 30% 삭감 편성하면서, 주민 일자리 창출과 서민 복지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하여 일회성이나 소모성 행사경비를 줄여서 지역민의 생활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하여 많은 사람의 호응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지금 포천에는 시장의 업무추진비 공개를 요구하거나 줄이고자 하는 시민단체도 없을뿐더러 지방의회에서 자료를 요구하지도 않고 있다.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이럴 때 평소 시민을 위한 섬김 행정을 실천하는 본보기로 포천시장이 증액 편성된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스스로 공개하고, 그중 일정금액을 반납하거나 삭감하면서 열악한 시 재정을 감안하여 시민과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소신을 발표한다면, 모두의 칭찬과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관계자들의 현명한 숙고가 있기를 바란다.

이희용 / 광릉숲 시인, 연극인, 칼럼니스트, 제27회 국제 AGOONOREE 조직위원, 한국스카우트 경기북부연맹 감사, 전 경기도예총부회장, 포천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초대위원장, 포천신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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