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과거사를 돌아보면 지정학적인 위치로 인하여 많은 변화와 혼돈의 연속이었으나 그 속에서 우리만의 자존적 정체성을 간직한 것은 현실을 사는 우리가 이어가야 한다.
상고시대도 고구려, 백제, 신라가 상호 주도권 싸움에 경계지점으로 지리적 위치는 중요했을지 모르지만 사회 문화적으로 여러 가지의 혼합된 양식이 존재함을 역사적 유물을 보아 잘 알고 있다. 그 수많은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학식과 덕망이 높은 충신과 나랏님이 정문을 내린 효자, 열녀가 많아서 선비의 고장이라 불릴만큼 충·효·예를 겸비한 인물이 이곳 저곳에서 배출되어 그 정신이 살아서 숨쉬는 뼈대 있는 고장이었다.
그래서 남의 것을 함부로 따르지 않고 추종하지 않으며 나의 자유로운 결단에 의해서 어떠한 일을 성사시키는 고유의 얼을 가지고 있었으며 부모와 고향, 국가에 대한 명예와 긍지가 출중하여 효행심, 애향심, 애국심을 가진 고귀한 정신이 있었다. 이러한 우리의 전통적 얼과 정신은 조선조를 지나 일제 강점기에는 의병과 독립운동으로 이어졌고 결국 임시정부의 요인들에 의하여 국가의 정통성을 이어가려 애썼으며 우리고장의 인물이 임정의 중요한 인물로 역할을 다하였다.
적어도 친일 과 반일을 넘어 우리 전통의 선비정신이 존재하였고 전의를 위해 불의와 싸우는 애국심은 한국전쟁시 생사를 넘어 내나라는 내가 지키겠다는 애절한 몸부림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역사적 정신이 현실에 와서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인식되는 것이 없을 뿐 아니라 남의 나라 것에 대한 무분별한 모방과 우리 것에 대한 업신여김으로 정신문화의 혼돈으로 그 근거마저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 있는 현실을 볼 수 있으며 정치적으로 기득권 층의 붕괴와 득세한 세력의 경험 부족으로 인한 공황상태에 이르러 혼란과 불신의 세월을 보내는 듯 복잡하고 어지럽다.
명분 없는 싸움은 자신을 묻게 되고 일반 사람을 대신하여 대표로 뽑힌 자들의 문화적 자존심 부재로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모습임을 흔히 느낄 수 있다. 노년층의 소외와 젊은 층의 협상 없는 일방통행은 중년의 혼돈을 더하고 있고 어린 사람들의 올바른 정신마저도 위협하고 있는 어려운 현실에 봉착해 있다.
그리고 인구의 증가로 인하여 우리고장으로 들어와 사는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텃세를 보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옛 어른들은 손님을 극진히 대접하였고 같이 살아가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상부상조의 미덕이 좋은 관습으로 후손에 이어주고 그렇게 의지하며 살아온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는 미풍양속이다. 앞으로 우리는 이 지역을 근거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서로 돕고 아끼며 인정을 나누고 살아가야 스스로도 발전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은 모두가 포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접맥 시켜주는 가장 좋은 끈은 문화적 향유를 함께 하는 것이고 스스로 폄하하지 않고 자존심과 자부심을 가지려 노력하는 것이다. 나에게 더 이상 비겁하지 말고 행여 누군가 내 고향의 험담을 할 때 부화뇌동 (附和雷同) 하지 말고 자신 있게 자신의 반론을 제시하고 온전히 설명하여 내 고장의 고유한 얼을 지키고 우리만의 정체성을 찾는데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제 연극이야기를 시작한지 햇수로 3년, 횟수로 100회, 일수로 1000일을 이어왔다. 미력한 힘이나마 포천의 문화적 실체와 우리만의 얼을 찾는데 노력해 왔다. 진정한 포천인이 되기 위해서는 나 자신도 더욱 많은 공부와 자기 개발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꼈고 긴 기간 애정 을 갖고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마음깊이 감사함을 간직한다.
앞으로 더욱 공부하고 노력하여 새로운 지면을 통하여 다시 만날 것을 약속드리며 이희용의 연극이야기를 접고자 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인생은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연극입니다. 누구도 내 연극을 대신 해 줄 수 없습니다. 기쁘고 분노하고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모든 것이 조물주가 우리에게 정해준 이치대로 연기하는 것입니다.
공연히 스스로 바뻐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면서 비굴하지 않은 삶을 산다면 바로 그 배우가 큰 배우일 수 있다는 것을 수없이 되새겨 봅시다. 포천을 지극히 사랑하는 한 연극인의 1000일 동안의 연극여행을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v |